관련종목▶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
임원 보상·지원 제도 투명성 강화
[파이낸셜뉴스] 카카오 노조가 법인카드로 1억원 규모의 게임 아이템을 결제한 전 재무그룹장(CFO)을 경찰에 고발했다. 이들은 중책을 맡고 있는 인물이 규정에 어긋나는 법인카드 사용으로 회사에 피해를 끼쳤다는 점을 지적하며, 경영진에 대한 전반적인 감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는 19일 카카오 전 CFO을 배임·횡령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고발 취지는 카카오의 재무책임자 및 미등기임원이라는 중책에도 법인카드의 한도를 초과하는 방식으로 카카오의 임원으로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규정에 어긋나는 법인카드 사용 △카카오에 손해를 가하는 행위를 했다는 점 등이다.
앞서 카카오 상임윤리위원회(윤리위)는 지난 4일 법인카드로 게임 아이템을 1억원 가량 결제한 카카오 CFO에 대해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내렸다고 밝힌 바 있다. 해당 CFO가 결제한 게임으로는 카카오게임즈 게임이 거론되고 있으며. 결제한 금액은 환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노조 측은 보다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 임원 보상 및 지원 제도의 투명성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은 "(당사자에 대한) 구체적인 실명과 경위, 징계이유에 대해서도 언론을 통해서 접하고 있다"며 "자세한 내용공개가 또 다른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쉽지 않은 점은 알고 있지만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내용에 대해 사실인지,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지 답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1억원이 넘는 비용이 지출됐다면 일시적인 행위가 아니라 장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지출이 있어왔다고 예상할 수 있다"며 "그럼에도 큰 비용을 쓸 때까지 발견이 늦어진 건 공개 및 공유에 따른 자율규제의 원리가 작동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일갈했다.
지속적인 경영활동 감사도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서 지회장은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엑스엘게임즈 등 최근 우리가 경험한 고용불안의 공통점은 위기가 왜 발생했는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라며 "지속적인 경영감사를 진행해 크루(직원)들과 주주들에게 현황을 공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이 큰 규모의 법인카드 게임 결제는 게임 업계 전반에서 봐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날 연대 발언을 통해 배수찬 넥슨 노조 지회장은 "게임회사 직원들은 자사 게임을 할 때면 직원이란 이유로 본인의 계정으로 이득을 본 건 없는지 주의하곤 한다"며 "이는 일반 게임 이용자들과 비교했을 때 불공정한 특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법인카드 결제가 승인이 되면 그건 회사가 괜찮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다른 사람이 이런 일을 저질렀어도 최종 책임은 CFO에 있을텐데 그 일을 본인이 저지르고도 정직으로 끝났고, 임원이 더 큰 징계를 받아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한편 카카오 측은 "대상자는 현재 보직 해임되었으며, 이번 일을 계기로 더욱 명확한 법인카드 사용 규정을 수립해 시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