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핏하면 상가, 주차장 진출입로 배짱 주차
-주민간 충돌 및 갈등 표출
-일부 선진국선 교통안전 등 위해 강제 견인 허용
-교통질서 유지 한해 강제이동 허용, 차량 손괴 면책조항 신설 추진
-주민간 충돌 및 갈등 표출
-일부 선진국선 교통안전 등 위해 강제 견인 허용
-교통질서 유지 한해 강제이동 허용, 차량 손괴 면책조항 신설 추진
[파이낸셜뉴스] #. 지난 8월 22일 인천지검은 일반교통방해와 업무방해 혐의로 40대 남성 A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A씨는 지난 6월 22일부터 28일까지 7일간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 상가 건물의 지하주차장 출입구에 자신의 차량을 방치해 다른 차량의 통행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해당 건물의 상가 임차인이었다. 건물관리단이 최근 주차장 차단기를 설치하고 주차요금을 징수하는 것에 불만을 품고 이런 범행을 저질렀다고 한다. A씨의 범행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알려지며 ‘인천 주차 빌런(악당)’으로 소개됐다. 논란이 커지자 A씨는 ‘인천 주차 빌런 당사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사과하기도 했다.
A씨와 같이 주차장 '길막' 갈등은 지속되고 있지만 이를 막을 뾰족한 수가 없는 게 현실이다. 특히 아파트, 상가 등 공동주택 주차장의 경우 '사유지'이기 때문에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이른바 '주차 테러'를 하더라도 경찰이나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즉각 규제할 법적 근거가 마땅치 않다. 이런 가운데 국회에서는 '막가파식' 주차 방해행위를 차단하는 내용의 법안을 잇따라 내놓고 있지만 현재까지 계류중이다.
아파트, 상가 등 막가파 주차 마땅한 처벌조항 부재
19일 국회 입법조사처의 '주차 관련 법령의 현황과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현행법 내에서는 공동주택과 같이 사적 영역에 설치된 주차장에서 특정한 주차행위를 제한하는 규정이 사실상 없다.
주차와 관련된 법은 도로교통법의 불법 주차, 주차장법에 따른 주차행위 제한, 자동차 관리법에 따른 방치차량 조치, 형법의 일반교통방해 등 4개다.
우선 도로교통법은 '도로'에 적용되는데 아파트 단지 내 이동로나 주차장은 대부분 도로에 해당하지 않는다. 주차장법에서는 노상 주차장 내 주차행위를 문제 삼는데 사적 공간인 아파트 주차장에 대해서는 별다른 제한이 없다.
자동차 관리법은 차량을 다른 사람 땅에 방치 할 경우 절차를 거쳐서 해당 차량에 대해 폐차 요청 등의 처분을 할 수 있도록 한다. 문제는 '방치'로 인정되려면 2개월 이상 방치돼야 하기 때문에 피해자로서는 눈앞의 불편을 해소할 수 없다.
형법의 일반교통방해 또한 '육로교통 방해'가 처벌 대상인데 아파트 주차장과 이동로 등이 육로에 해당하는지가 애매하다. 보고서는 불특정 다수인 또는 차마(車馬)가 자유롭게 통행할 수 있는 공공성을 지닌 장소가 육로이기 때문에 형법을 적용할 수 있는지 명확하지 않다고 설명한다.
아파트 주차장 진입로 차단 사건에서 법원이 일반교통방해죄를 적용해 유죄를 선고하기도 했지만 아직은 하급심 판결만 있을 뿐 대법원 판례는 없다. 설사 적용된다고 해도 재판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신속한 조치와는 거리가 멀다.
교통안전 등 감안한 강제이동, 면책조항 신설법안 대안 주목
보고서는 타인의 주차를 의도적으로 방해하는 행위에는 보다 적극적 행정 조치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의 예도 들었다. 장애인 전용주차구역에 주차하는 경우는 사적 공간이라도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게 했는데 이를 참고할 수 있다는 얘기다.
즉 허가되지 않은 자동차를 빈번하게 주차하거나 등록된 입주민의 주차를 방해하는 등 공동주택 내 주차질서를 과도하게 해칠 경우 과태료 부과 등의 조치를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회에서 법 개정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제20대 국회에서 타인의 토지 등에 무단으로 주차하면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는 내용의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제21대 국회에서도 비슷한 취지의 법이 나왔다.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8일 '주차장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해당 개정안은 이용자의 안전과 진·출입을 저해하는 자동차에 대해 주차장 관리자가 직접 주차 방법을 변경하거나 다른 장소로 이동시킬 수 있는 근거를 담았다. 교통 안전과 편의를 위해 강제 이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가피한 차량 손괴, 즉 고의 또는 중과실이 아닌 경우에는 면책해주는 조항도 신설했다. 독일 등 일부 선진국에선 사유지 주차공간의 무단 사용에 대해선 강제이동 조항이 실제 적용되고 있다는 게 천 의원실 설명이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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