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19일 더불어민주당을 만나 정부와 정치권 차원에서 플랫폼 보호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기반이 단단해야 해외진출 동력이 생긴다는 것이다.
류 대표는 이날 글로벌기업국제경쟁력강화 민주당 의원모임 앞에서 연단에 섰다. 해당 의원모임은 최근 잇달아 국내 다국적기업을 초청한 세미나를 열어 글로벌 경쟁력 제고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류 대표는 플랫폼 모빌리티 시장의 경쟁상대가 자본과 인력 면에서 훨씬 앞서는 구글과 테슬라 등 빅테크 기업들임을 짚으며 “거대한 플랫폼 기업들이 자율주행 서비스로까지 넘어가게 되면 가볍게 봐도 국내 130만명 운송노동자들과 30만명 택시노동자들이 직업을 잃고, 모빌리티 부가가치는 외국 플랫폼에 빨려나가며, 데이터 주도권도 뺏기게 된다”면서 “국내 규제들이 한국 플랫폼 업체들에 더 우호적이었으면 하는데 현실은 반대로 기울어져 있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류 대표는 “주요국들이 플랫폼 규제 논의를 하고 있지만 트렌드가 바뀐 게 미중 패권경쟁이 되면서 자국 플랫폼 보호 방식으로 가고 있다. 중국은 노골적으로 보호하고 있다”며 “(반면에) 저희가 사회적 요구나 우려에 발 맞춰 하는 행동들이 경쟁력 약화와 비용 상승을 초래하거나 다양한 시도를 원천 봉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류 대표는 “‘홈 어드밴티지’가 있어야 하는데 구글과 넷플릭스, 유튜브 등은 저희보다 훨씬 높은 수수료를 받고 더 적은 망 사용료를 내고 있다”며 “규제가 국내 플랫폼이 경쟁력을 가지도록 하는 데 있어서 우호적이지 않을뿐더러 불리한 경향까지 있다”고 짚었다.
류 대표는 구체적으로 “결국 AI(인공지능)와 데이터가 경쟁력인데 개인정보 보호 정책이 워낙 복잡하고 어려워서 우리처럼 (세계적인 빅테크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본력이 부족한 곳은 글로벌 경쟁이 어렵다”며 “플랫폼 부가가치는 쉽게 시장에 환원되지 않기에 국내 플랫폼이 주도권을 가지고 한국에 남아야 데이터·일자리·경제 주권을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 토론에 나선 조영기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사무국장은 플랫폼 모빌리티가 어려움을 겪는 영상처리장치 규제를 언급하며 “영상에 찍히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알릴지 방법을 (정부에) 질문해도 ‘생각해보겠다’고만 한다. 법을 따라야 하는 입장에선 범법을 피하려면 어떻게 할지 입법 과정에서 고려돼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 같다”면서 “자국 데이터 통제는 전 세계적으로 계속될 터라 자국 플랫폼 보호 방향으로 머리를 모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세미나를 주최한 이병훈 민주당 의원은 이 자리에서 “많은 분야들이 글로벌 플랫폼 기업에 종속되고 있는데 카카오모빌리티만큼은 자주성을 가지고 국내를 기반으로 해외로 진출하는 게 필요하다”며 “걸림돌이 되는 규제들을 의원들이 공유하고 토론에서 나오는 의견들도 의정활동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욱 의원은 “모빌리티 시장이 급속히 성장하면서 세계적인 완성차 업체들은 물론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등 플랫폼 기업들이 모빌리티에 뛰어들고 있다”며 “대한민국은 어떤가 고민이 많다. 현대자동차와 이 이야기를 한 바 있고 카카오모빌리티 해외 진출로 새로운 자동차 강국이 되는 데에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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