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태환 기자 = 정부가 '바이오·디지털 글로벌 중심국가 도약'을 국정 과제로 추진하는 가운데 임상시험의 디지털 전환 가능성을 엿보는 시도들이 계속되고 있다. 임상시험은 신약개발 단계의 핵심 과정으로 신약 접근성 향상의 기본 요소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올해 3월 '제약산업 육성 및 3차 종합 계획'을 통해 산업 내 디지털 전환 여부를 핵심 산업 과제 중 하나로 꼽았다. 이에 임상시험 역시 어떻게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규제를 해나갈지가 관건이다.
정부 차원에서는 시범 과제를 추진하는 한편 현 상황 점검에 돌입한 상태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KoNECT)은 최근 '임상시험 정책지원 성과 및 중장기 지원 방안 연구'에 대한 과제를 공모해 제안서를 접수했다.
과제는 국내외 제약산업 ·임상시험 시장 현황을 분석하고 '분산형 임상시험'(DCT), '임상시험 노블 디자인 활용 현황', '디지털 의료기기 활용', '위험도 기반 모니터링' 등 임상시험 산업의 지형 변화를 진단을 목표로 한다.
이 중 분산형 임상시험은 디지털 기술 기반 비대면으로 임상시험 범위를 확대하는 것을 말한다. 기존의 높은 비용과 소요 시간 등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지만, 아직까지 객관성과 운영체계 구축 등의 문제로 상용화되지는 않았다.
산업계에서는 분산형 임상시험으로 갈 수 있는 기초 단계의 기반 작업들이 이미 진행 중이다. 올해 4월 헬스케어 기업 웰트가 허가받은 국내 2호 디지털 수면장애 치료제 'WELT-I'는 분산형 임상시험으로 효과를 입증했다.
디지털치료제 이외 의약품 임상시험 분야에서도 디지털 솔루션이 증가하는 추세다. 유한양행은 글로벌 신약을 목표로 개발 중인 알레르기 신약 'YH35324' 임상시험에 디지털 기록·관리 솔루션을 도입하고 있다.
유한양행이 활용하는 디지털 솔루션은 크게 3가지다. 먼저 임상시험 환자에게 약물을 배정할 때 진짜약과 가짜약을 아무도 모르게 무작위로 해야하는데 이를 프로그램이 인간의 개입없이 대신해 주는 솔루션이 그 중 하나다.
또 임상시험 데이터 수집도 디지털 방식으로 기입하고 관리·분석한다. 최근에는 임상시험 전자설문지 '메디데이터 eCOA'도 추가로 적용했다. 이 설문지를 이용하면 비대면으로 환자가 정보를 기입하고, 임상의가 데이터를 관리할 수 있다.
다만, 아직까지 이 전자설문지를 원격 기입 방식으로 운용하고 있지는 않다. 환자가 병원에서 기입하는 방식이지만, 기술적으로는 이미 환자가 병원을 찾지 않아도 약물 반응 등을 보고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임상연구 클라우드 기반 솔루션을 제공하는 유재구 메디데이터 코리아 대표는 "전자 솔루션은 시험 대상자인 환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편리한 임상 경험을 제공한다"면서 "능동적인 참여를 이끌어내 임상 데이터의 정확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임상시험 트렌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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