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19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소용없어 거짓말'(극본 서정은/연출 남성우)은 거짓말이 들려서 설렘이 없는 '라이어 헌터' 목솔희(김소현 분)와 비밀을 가진 '천재 작곡가' 김도하(황민현 분)가 만나 펼치는 거짓말 제로, 설렘 보장 로맨틱 코미디다. 여기에 살인 사건 진범을 찾아가는 미스터리 요소까지 더해진 이야기는 2~3%(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마니아층의 관심을 끌었다.
김소현은 극의 주인공인 목솔희로 분했다. 목솔희는 거짓말이 들리는 '라이어 헌터'로 세상의 온갖 거짓말을 듣는 인물. 독보적인 능력을 가졌지만, 축복이 아닌 저주라고 생각해 매사에 시니컬하다. 그러던 중 수상한 남자 김도하를 만나고 그와 얽히며 사랑에 눈을 뜬다. 결국 본인이 가진 능력을 잃었지만 그전보다 더 행복하게 살아간다.
그간 처연하거나 분위기 있는 캐릭터를 통해 깊이 있는 연기를 보여줬던 김소현은 이 작품을 통해 오랜만에 밝게 변신했다. 시니컬하지만 알고 보면 귀여운 목솔희의 다채로운 매력은 김소현을 만나 빛날 수 있었다. 여기에 김소현은 코믹 연기까지 능숙하게 해내며 또 한 단계 도약했다.
지난 2년간 휴식기를 가지며 본인을 받아들이는 시간을 가진 김소현은 '잘해야 한다'는 강박을 버리고 흘러가는대로 두는 법을 배웠다고. 그러면서 더 여유가 생겼고, 이후 만난 '소용없어 거짓말'에서도 연기를 즐겁게 할 수 있었다. 김소현은 앞으로도 세월에 따라 자연스러움이 묻어나는 연기를 하고 싶다며 이를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최근 김소현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소용없어 거짓말'을 마친 소감이 궁금하다.
▶ 잘 마무리 돼 좋다. 2년 동안 공백기를 가진 뒤 '소용없어 거짓말'로 인사를 드렸는데, 나의 새로운 면을 많이 봤다고 말씀해 주신 게 감사했다.
-작품을 선택하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이전까지는 차분한 분위기의 역할을 많이 해서 이번엔 밝은 캐릭터로 인사드리고 싶었다. 또 '라이어 헌터'라는 설정이 신선했고, 내가 로맨스 장르를 좋아해서 로맨틱 코미디를 해보고 싶다는 마음도 컸다. 솔희 역시 설정상 초반에는 시니컬한 부분이 있지만 갈수록 밝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나. 그래서 선택하게 됐다.
-본인이 연기한 목솔희와 실제 김소현이 닮은 부분도 있을까.
▶반반인 것 같다. 사람에게 관심이 없고 시니컬한 면은 나와 다르지만, 후반부로 가면서 도하와 주변인에게 마음을 열고 무심한 듯 따뜻하게 마음을 쓰는 건 닮은 것 같다.(미소)
-코믹한 연기가 잘 어울린다는 평이 많다. 원래도 욕심이 있었나.
▶욕심은 있었는데, 캐릭터로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 지에 대한 고민은 컸다. 사실 대본상의 표현보다 현장에서 만든 게 많다. 도하를 위기에서 구하려고 뜀박질하는 장면은 찍으면서 쑥스러웠지만, 이런 모습이 솔희를 사랑스럽게 만들고 시청자들에게도 신선하게 느껴지겠다 싶었다. 그 과정이 즐거웠는데, 현장에서 얻는 에너지가 좋더라.
-현장이 많이 재밌었나 보다.
▶지금까지의 현장 중 최고라고 해도 될 정도로 분위기가 좋았다. 다들 아이디어도 적극적으로 내고. 다 같이 웃으면서 일하기가 쉽지 않은데, 이번에는 모두 친구처럼 장난치면서 촬영했다. '왜 이 일을 아직까지 할까, 사람들에게 얻는 에너지가 좋았지, 열심히 해야겠다'라고 생각했다.
-황민현과 연기 호흡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처음에는 마스크를 쓰고 만나니까 거리감이 있는 관계여서 어색함과 설렘이 있었다. 그런데 장난기가 많은 배우라 후반부로 갈수록 서로 장난도 치고 아이디어도 주고받으면서 친해졌다. 덕분에 현장에서 자석처럼 호흡이 잘 맞았고, 화면에도 그런 '케미'가 잘 표현되지 않았나 한다. (시청자들이) 우리를 닉-주디 커플 같다고 해주셔서 놀랐다. (황민현과는) 실제로도 많이 친해져서, 내가 오빠는 없지만 친오빠 같이 느껴진다.(웃음)
-엄마로 나오는 배우 진경과 '케미'도 좋았다.
▶극 속 두 사람은 투닥거리면서도 서로에게 안 지려고 한다. 엄마가 사기꾼 쪽으로 가지만, 솔희가 엄마를 닮은 느낌을 주면 좋지 않을까 했다. 그래서 선배님의 연기를 보고 솔희에게 녹이려고 했는데 그 '케미'를 좋아해 주셨던 것 같다.
-극 중 가장 좋았던 대사 혹은 장면은 무엇인가.
▶가장 좋았던 장면은 도하가 기자들에게 발각될 위기에 처했을 때, 솔희가 마스크를 벗은 도하의 얼굴을 감추기 위해 점프하는 장면이다. 원래는 '도하를 끌어안는다' 정도의 엔딩이었는데, 임팩트를 만들어보려고 현장에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토끼처럼 뛰어가보자'해서 만들어진 장면이다. 시청자분들이 좋게 봐주실 까 했는데, '신박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셔서 다행이었다. 대사 중 기억에 남는 건 '거짓말 중에 제일 흔한 게 뭔 줄 알아? 괜찮다는 말이야. 진짜 괜찮다는 게 너무 이상해'다. 진짜 안 괜찮은데 괜찮다고 말하는 게 쉽지 않다. 그래서 더 공감이 가고,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솔희도 부럽더라.
-솔희의 결말에는 만족하는지.
▶'라이어 헌터'였던 솔희가 일을 그만두고 글을 쓰면서 내레이션을 하는데, '거짓말로 모든 걸 판단하는 게 아니라 그 안의 진심을 얻는 게 중요하다'라고 전하는 메시지가 좋았다. 어떤 순간에는 속고 살아야 하는데, 진실 만을 들으면 사람이 냉소적으로 변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거짓말이 다 나쁜 게 아니라, 착하고 아름다운 거짓말도 있다는 것에 공감했다.
<【N인터뷰】②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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