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여성에게 표백용 세제물 제공
도쿄 고급 레스토랑 '고의 범행' 의혹
도쿄 고급 레스토랑 '고의 범행' 의혹
19일 외교부 당국자는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일본에서 우리 국민이 표백제가 들어간 물을 마시고 입원한 사건이 있었다”며 “그런 내용을 전달받은 즉시 관할 경찰서에 연락을 취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현지 경찰은 사건 구체 내용을 공유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며 “해당 식당은 4일간 영업 정지 처분을 받은 것으로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8일 JTBC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도쿄 번화가인 긴자의 한 고급 식당에서 한국인 여성 A씨가 표백제가 섞인 물을 마신 뒤 구토를 하고 결국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A씨는 여성 직원이 가져다 준 물을 마신 뒤 이상한 냄새를 느껴 가게 점장 및 물을 가져다준 직원에게 “이상하다”라고 말했지만, 별 반응은 없었다고 했다.
이후 A씨가 인후통을 호소하자 직원은 A씨에게 줬던 물컵을 말없이 버리려고 했고, 강씨는 물병을 빼앗아 집으로 돌아왔다.
이 사실을 접한 A씨의 남편이 직접 해당 식당 주방에 가서 여성 직원에게 따지자, 직원은 설거지통 옆에 있던 스테인리스 물병에 든 표백 세제를 물컵에 넣은 사실을 인정했다.
이후 식당 측은 “직원의 착오로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했다. 식기 닦을 때 쓰기 위해 표백제를 희석해 물병에 담아두는데 직원이 일반 물병과 착각해 표백제 물을 컵에 부어 갖다준 것이란 설명이다.
식당 측은 사과문을 내고 “식중독에 걸린 고객과 가족에게 큰 고통과 불편함을 끼쳐 사과드린다. 재발 방지를 위해 위생과 관련된 모든 작업을 재검토하겠다”라고 머리를 숙였다.
이와 관련해 A씨 측은 해당 식당이 자신이 한국인인 것을 알고 고의로 범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혐한’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A씨는 JTBC와의 인터뷰에서 “이 식당은 고급 레스토랑이어서 (손님이 오면) 의자를 다 빼준다. 하지만 나는 안 빼줬다. 생김새나 말하는 억양에서 내가 한국인인 걸 알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주방에는 일반 물병과 표백제 물이 담긴 주전자가 구분돼 있어 혼동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 추정했다.
한편 논란이 된 이 식당은 가장 비싼 점심 코스 가격이 1만엔(약 8만 9000원)이 넘는 고급 식당으로 도쿄, 오사카, 교토, 후쿠오카 등 일본 각지에 지점을 두고 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