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군사우편으로 마약 밀반입...주한미군 등 22명 검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9.20 10:18

수정 2023.09.20 10:19

한국인 3명 등 포함, 1년 3개월여간 판매·유통
미 군사우편을 이용해 합성대마를 밀반입, 미군기지 인근 유통책에게 판매해 미군기지 인근에 마약류를 유통한 미군이 검거되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미 군사우편을 이용해 합성대마를 밀반입, 미군기지 인근 유통책에게 판매해 미군기지 인근에 마약류를 유통한 미군이 검거되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파이낸셜뉴스 평택=장충식 기자】 군사우편으로 미국에서 마약을 들여와 투약하고, 심지어 유통·판매까지 한 주한미군 등이 무더기로 검거됐다.

경기 평택경찰서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주한미군 A(24)씨 등 22명을 검거해 이 중 유통책인 B(33·필리핀)씨와 C(27·한국인)씨를 구속해 검찰에 넘겼다고 20일 밝혔다.

구속 송치된 2명 외 미군 17명과 한국인 3명 등 20명도 불구속 송치됐다.

A씨 등은 지난해 2월부터 올해 5월까지 약 1년 3개월간 주한미군 군사우체국을 통해 밀반입한 합성대마 350㎖를 판매·유통하거나 흡연한 혐의를 받고 있다.

평택 캠프험프리스 소속 미군인 A씨는 육안상 액상 합성대마와 전자담배 액상의 구별이 쉽지 않다는 점을 노려 플라스틱 통에 이를 담아 밀반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이렇게 들여온 합성대마는 B씨와 C씨 및 다른 주한미군 등 판매책 7명을 거쳐 평택 캠프험프리스와 동두천 캠프 케이시 소속 미군 등에게 판매됐다.

마약을 구매한 이들은 미군기지 내부나 유통책의 주거지 등에서 전자담배 액상에 합성대마를 혼합하는 방식으로 흡연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미 육군범죄수사대(CID) 측으로부터 미군기지 주변에서 합성대마가 유통되고 있다는 내용의 첩보를 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이어 평택과 동두천 소재 미군기지를 4차례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한 끝에 지난 5월부터 지난달까지 A씨 등 22명을 순차적으로 검거했다.

경찰은 이들이 가지고 있던 마약 판매대금 1만2850달러(1670만원 상당), 혼합용 액상 4300㎖, 전자담배 기기 27대와 50여명이 동시 흡연 가능한 합성대마 80㎖를 압수했다.


미군 군사우체국에 반입되는 물품은 주한미군지위협정 등에 따라 금지 물품으로 의심된다고 해서 바로 개봉 검사할 수 없으며, 미국 우편당국과 합의 없이 우편 경로에서 분리할 수도 없어 마약 유입경로로 악용되기 쉽다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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