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탕비실 물 마셔도 되나요?..정수기 쓰면 싫어해서"..어느 미화원의 조심스런 요청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9.20 14:25

수정 2023.09.20 14:25



사진은 기사 본문과 무관함 /사진=뉴시스
사진은 기사 본문과 무관함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근무 중 건물 미화원으로부터 '탕비실 물을 마셔도 되느냐'라는 요청을 받은 사무실 직원의 사연이 공개돼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17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탕비실 물 좀 마셔도 되나요?'라는 제목으로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지난 1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을 갈무리해 게시했다.

자신이 사무실에서 겪은 일을 X에 남긴 B씨는 "오늘 탕비실에서 커피 타고 있는데 건물 미화원 분이 자기 물 한 잔만 종이컵으로 마셔도 되냐고 물어보셨다"며 운을 뗐다. 그는 "영문을 몰라서 당연히 된다고 컵을 꺼내드렸다"며 "미화원 분이 자기 일하는 중에 일부러 물 안 마시는데 오늘은 목이 너무 타는데 정수기 쓰면 싫어하는 경우가 많아서 물어봤다고 하더라"고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B씨는 미화원에게 "왜 싫어하느냐"고 묻자 미화원은 머뭇거리다 이내 "이렇게 화장실 청소하는 사람이 같이 정수기 쓰면 싫어하는 사람 많다. 청소하다 화장실 써도 싫어하기도 한다"고 토로하며 물을 마시고 다시 청소를 하러 가셨다고 한다.

미화원의 고충을 전해들은 B씨는 "(당시) 난 너무 서글퍼졌고 동시에 분노가 일었다"며 "누구는 금줄 잡고 태어났나. 똑같이 인간으로 태어났는데 청소 노동자는 일하는 중엔 목도 안 마르고 화장실도 안 가고 싶어지나"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결국 우리가 쓰는 공간을 깨끗하게 해주는 그분들 덕에 쾌적하게 일에 집중할 수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 "업무가 다를 뿐 다 같은 직장인이다", "씁쓸하다.
힘든 일 하시는데 고마운 줄 알아야지", "서로 존중하며 살자", "덕분에 깨끗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다는 걸 모르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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