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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사실상 체포안 부결 요청… “잘못된 올가미는 부숴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9.20 14:26

수정 2023.09.20 14:26

21일 체포동의안 표결
“檢 독재 멈춰 세워 달라”
단식 중이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8일 건강 악화로 국회에서 병원으로 후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단식 중이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8일 건강 악화로 국회에서 병원으로 후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명백히 불법 부당한 이번 체포동의안의 가결은 정치 검찰의 공작 수사에 날개를 달아 줄 것”이라며 사실상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부결시켜 달라고 요청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정이 생명인 검찰권을 국회 겁박과 야당 분열 도구로 악용하는 전례를 남겨선 안 된다”며 이같이 썼다.

국회는 오는 21일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을 진행한다. 가부결을 놓고 당내 설왕설래가 오가는 가운데 이 대표 본인이 나서서 사실상 부결을 주문한 셈이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6월 19일 국회 교섭단체대표연설을 통해 “저를 향한 정치 수사에 대해 불체포권리를 포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당 차원에서도 불체포특권 포기를 공식화했다. 다만 ‘정당한’ 구속영장 청구에 대해서만 포기하겠다거나, 검찰에 국회 비회기 중 영장 청구를 촉구하는 등 출구 전략을 마련해 둔 채였다.

이 대표와 민주당은 검찰의 이번 영장 청구도 ‘비회기 때 칠 수 있었는데 굳이 정기국회까지 기다려 실행한 민주당 분열을 노린 정치적 수’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저를 감옥에 보낼 정도로 범죄의 증거가 분명하다면 표결이 필요 없는 비회기 중에 청구해야 맞는다”며 “중립이 생명인 검찰권을 사적으로 남용해 비열한 ‘정치 공작’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당내 일각에서는 ‘약속을 어기면 안 된다’며 이 대표가 스스로 가결을 요청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이 대표는 “훗날 역사가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생각해 봤다”며 “윤석열 정권의 부당한 국가 권력 남용과 정치 검찰의 정치 공작에 제대로 맞서지 못하고, 저들의 꼼수에 놀아나 굴복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올가미가 잘못된 것이라면 피할 것이 아니라 부숴야 한다는 논리다.

오는 21일 표결에서는 민주당에서 29표만 이탈해도 가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대표는 “검찰 독재의 폭주 기관차를 국회 앞에서 멈춰 세워 달라”며 민주당 의원들에게 거듭 호소했다.


한편 이 대표는 지난 18일 단식 중 건강이 악화돼 병원에 실려 간 후로도 곡기를 끊고 있다. 만약 체포동의안이 부결되면 ‘방탄 단식’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부결 후 이 대표가 단식을 중단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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