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 너무 기대했다...냉정한 파월 의장
연내 기준 금리 인하는 물 건너가
전문가 "파월 의장 발언 더 매파적" 평가
연내 기준 금리 인하는 물 건너가
전문가 "파월 의장 발언 더 매파적" 평가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제롬 파월 의장이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꺼낸 까닭은 이번에도 간단했다. 연준의 목표인 물가 상승률 2%로 가는 길이 멀다는 이유에서였다. 파월 의장은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연내 연준이 금리인하를 할 수 있다는 시장의 기대를 이번에도 무너뜨렸다. 그가 다시 한번 매파 본색을 드러냈다는 평가다.
파월은 늘 그자리에 서있었다...물가 상승률 2% 고수
파월 의장은 20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한 뒤 "적절하다고 판단할 경우 우리는 금리를 추가로 올릴 준비가 돼 있다"라고 밝혔다. 기준금리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는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하락해 정책 목표 수준으로 안정화됐다고 확신이 들 때까지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은 이어 연준의 물가 목표치를 기존의 2%에서 그대로 유지할 방침을 강조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올해 중반 이후 완화되는 모습을 보여왔다"면서도 "그럼에도 인플레이션을 지속해 2% 수준까지 낮추기까지 가야 할 길이 멀다"라고 했다.
최근의 유가 상승과 관련, 파월 의장은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면서도 상승 추이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에너지 가격 상승은 가계 소비는 물론 소비자 심리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관건은 유가 상승세가 얼마나 지속되는지"라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은 "에너지 가격 변동은 물가 상승이 어떻게 가고 있는지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주지 못한다"며 "이것이 우리가 에너지·농산물 가격을 제외한 근원물가를 보는 이유"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현 금리 수준이 충분히 긴축적이지 않다고 판단하는 배경이 무엇이냐'라는 질문에 "충분히 긴축적인 수준에 도달했는지는 현시점에서 여전히 열려있는 질문"이라고 답했다. 이어 "오늘 우리의 결정은 금리 수준을 유지한 채 추가 데이터를 기다리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 연준 금리인상 쉽게 접지 않을 것
전문가들은 파월과 연준의 이런 입장이 충분히 예상됐다는 반응을 내놨다.
이미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가 이달 초 "이달 회의에서 또 한 번의 (금리 인상) 건너뛰기가 적절할 것"이라며 "하지만 건너뛰기는 멈춘다는 뜻이 아니다"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 자산운용의 자산 전략 임원 알렉산드라 윌슨-엘리존도는 "우리는 파월 의장의 잭슨홀 연설을 바탕으로 그가 매파적인 입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이번 발표는 예상보다 더 매파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연준이 확실하게 인플레이션이 잡혔다고 판단하기 전까지 연준이 금리인상 의지를 접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와 관련, 파월 의장은 "(금리인상은) 향후 경제 상황을 검토해야 한다"면서 "다수의 FOMC 위원이 금리를 인상하지 않는 것보다 한 차례 더 인상하는 편이 적절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결정되는 FOMC 정례회의는 올해 두 차례 더 열린다.
한편, 연준은 미국 경제가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수정 경제 전망에서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6월 전망 때의 1.0%에서 2.1%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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