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배우 하정우가 '1947 보스톤'을 본 소감을 밝혔다.
하정우는 2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1947 보스톤'(감독 강제규) 관련 인터뷰에서 작품 출연 이유로는 강제규 감독의 영향이 컸다며 "대학(중앙대) 선배님이시기도 하고 신인 때부터 오며가며 자주 인사드렸었다"고 인연에 대해 운을 뗐다.
그는 이어 "2004년 쯤이었나, 압구정동의 갈비집에서 강제규 감독님이 연출부와 열띤 토론을 하고 계신 모습을 목격했다"며 "저도 그때 이야기를 나누고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때가 '태극기 휘날리며' 때였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또 그는 "이후 '마이웨이' 때는 감독님이 언제 한번 안 불러주시나 기다리다가 '1947 보스턴' 시나리오를 받고 '드디어 왔구나' 했다"며 "그러면서 참여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강제규 감독과 호흡한 소감에 대해서는 "역시 선배님 답게 딱딱 디렉션이 주효할 때가 많았다"며 "말씀을 많이 하시는 편이 아니신데, 짚어주는 부분들이 놀라웠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하정우는 '국민 영웅'이자 마라토너 손기정의 강인한 캐릭터를 구축한 과정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는 "저희 집안이 이북 출신이어서 아버지도 그렇고 큰아버지 등 집안 어르신 모습이 겹쳤었다"며 "큰아버지와 놀라울 정도로 비슷한 느낌이 있었다, 시나리오에 소개된 감정선이나 실제 성격이나 그런 것들이 이북 피여서 그런가 싶을 정도로 접근이 수월했다"고 고백했다.
시나리오를 본 소감에 대해서는 "시나리오를 읽고 나서도 마라톤 '승리' '만세' 이런 느낌이 아니더라"며 "뻔한 스토리나 뻔한 터치감일까 했는데 그것보다 쿨한 느낌이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영화 보고나서는 너무 쿨한 느낌이더라 "제가 생각했던 결과물보다 약간 캘리포니아 스타일이었다, 한국 스타일의 그런 영화인 줄 알았는데 캘리포니아 스타일이었다"고 재치 넘치는 설명을 덧붙였다.
강제규 감독은 하정우와 손기정의 싱크로율을 칭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하정우는 "선생님 얼굴이 기셔서 그런 게 아닌가 한다"며 "재단에서도 감독님께서도 너무 똑같다고 하시니까 '진짜 그런가?' 했고 사진 보다 보니까 비슷한 부분이 있나 생각이 이어지더라"고 덧붙였다.
실존인물을 연기한 부담감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하정우는 "부담감을 이겨냈다기 보다는 손기정 선생님 재단이 있고 남아있는 가족이 있으시지 않나, 너무나 유명하시기 때문에 연기 자체가 부담스럽지는 않았다"면서도 "일단 가족분들에게 누가 되지 않기 위해 신경 썼다"고 밝혔다.
하정우는 이어 "보통은 내 자신으로부터 출발을 하는데 이 영화에서는 손기정 선생님을 생각했다"며 "'선생님은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지' '선생님은 여기서 어떠한 심정이었을까' 등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이어 "고민과 고난의 시간이 있으셨는데 함부로 해석하고 표현하기도 조심스러웠다"며 "감독님과도 '이렇게 해도 돼요?' '이 정도로 표현 가능한가요?'라는 대화를 나눴고, 유난히 많은 걸 감독님께 여쭤봤다"고 작업 과정에 대해 밝혔다.
한편 '1947 보스톤'은 1947년 광복 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 대회에 출전하기 위한 마라토너들의 도전과 가슴 벅찬 여정을 그린 이야기를 담은 영화로 오는 27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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