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올 여름도 '애플망고빙수'로 극강의 웨이팅을 자랑했던 서울 신라호텔에서 가을을 맞이해 차기작 '허니콤 아포카토 빙수'를 내놨다. 빙수의 성지로 불리는 신라호텔이 이번에는 빙수와 위스키 페어링이라는 새로운 시도를 하며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던졌다. 실제로 맛본 '빙스키'는 여태까지 맛볼 수 없었던 새로운 조합으로 색다른 경험을 하기 좋아하는 MZ세대는 물론 어른들의 입맛을 사로잡기에도 충분했다.
21일 방문한 중구 서울 신라호텔 더 라이브러리에서 가장 떠오르는 인기메뉴는 단연 신메뉴인 '빙스키'였다. 벌꿀을 올린 허니콤 아포카토 빙수와 위스키를 페어링한 세트상품으로 주로 30대 여성들의 선호도가 높았다.
빙스키를 주문하자 커다란 빙수와 컨디먼트(메인 요리 외 제공하는 다양한 사이드 메뉴, 소스)로 테이블이 가득찼다. 여기에 위스키가 두 잔이 함께 서빙되자 고급스러움이 더욱 가미된 느낌이었다. SNS에 인증샷을 찍기에 딱 제격이었다.
'허니콤 아포카토 빙수'는 곱게 간 우유얼음 위에 진한 지리산 벌집꿀을 통으로 올렸다. 푸짐하게 올려진 벌집꿀이 마치 그림같이 먹음직스럽게 올려져있어 보기만해도 달콤함이 느껴지는 듯 했다.
먼저 벌꿀과 우유얼음을 한입을 넣자 예상한 그대로 달달함이 한 입 가득 퍼졌다. 평소 단 음식을 좋아하지 않아 몇 수저를 먹고 멈칫 할 때 같이 서빙된 위스키가 그 역할을 톡톡히 했다.
달콤함이 한도초과가 될 때쯤 위스키 한 모금으로 입가심을 하니 '단짠단짠'의 조합보다 더 좋은 '단쓴단쓴'의 매력이 제대로 느껴졌다. 제공된 위스키는 글렌피딕 15년과 글렌리벳 15년으로 각각 다른 매력을 자랑했다. 글렌피딕 15년은 부드러운 감초 풍미가 풍부한 여운을 남겨 진한 허니콤 빙수와 환상적인 조화를 이뤘다면, 글렌리벳 15년은 전반적으로 우드향이 많이 나 허니콤의 달콤함과 잘 어울리며, 오렌지 껍질과 자몽향이 녹아있어 깔끔한 여운을 줬다.
술을 좋아하는 동반자와 함께해서 결국 위스키 한 세트를 더 시킬 수밖에 없을 만큼 빙수와 위스키의 조합이 굉장했다. 이쯤되면 위스키의 안주로 빙수를 즐긴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였다.
빙수를 취향대로 즐길 수 있게 제공되는 컨디먼트들도 또 하나의 먹는 재미를 선사한다. 팥, 커피, 아이스크림, 쿠키 등이 함께 제공되는데 인상 깊었던 것은 커피와 팥이다.
커피는 밀라노 명품 코바 커피를 사용해 깊고 풍부한 향을 느낄 수 있어 위스키와 비슷한 '단쓴단쓴'의 조합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게 제격이었다. 얼음빙수와 팥의 조합은 말이 필요 없는 조합으로 팥이 너무 달지 않고 은은한 단맛인데다 통팥의 모양이 그대로 살아있어 식감도 좋았다. 블루베리 역시 상큼함이라는 새로운 조합을 즐길 수 있어 빙수를 거의 다 먹을 때쯤 마지막에 입가심 하기 좋았다.
빙수의 양은 3~4명이 충분할 정도로 넉넉했다. 빙수단품의 가격은 6만8000원으로 애플망고빙수보다 부담도 낮아졌다. 페어링하는 위스키 2잔 세트는 5만원으로 추가 주문도 가능하다.
빙스키를 즐기며 더 좋았던 점은 더 라이브러리에서 오후 시간대에는 하프연주를, 저녁시간대에는 재즈 연주를 다양하게 선보이고있어 더욱 여유롭고 좋은 분위기에서 빙수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무르익는 가을 밤 달달한 벌꿀 빙수가 생각날 때, 혹은 위스키 한 잔이 생각날 때 경험해보길 추천하는 조합 '빙스키'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