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수를 데려간다”는 원칙 중요
팬들 “이의리 고작 한 경기 부진으로 왜 대표팀 탈락해야하는가”
부진에 의한 교체는 불가... 오직 부상에 의해서만 가능
손가락 물집은 부상 범주에 넣기도 애매... 그나마 부상도 다 나아
올림픽, WBC까지 헌신한 선수에 대한 예의 아니라는 여론도
팬들 “이의리 고작 한 경기 부진으로 왜 대표팀 탈락해야하는가”
부진에 의한 교체는 불가... 오직 부상에 의해서만 가능
손가락 물집은 부상 범주에 넣기도 애매... 그나마 부상도 다 나아
올림픽, WBC까지 헌신한 선수에 대한 예의 아니라는 여론도
[파이낸셜뉴스 = 전상일 기자] KIA 이의리의 AG 탈락이 큰 논란이 되고 있다.
일단, 이의리가 9월 21일 경기에서 부진했던 것은 사실이다. 대표팀 선발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원칙이다. 대표팀의 선발 과정에서 세웠던 원칙이 무너지면, 진정성을 의심받게 되고 팬들은 반발할 수밖에 없다.
이의리의 선발 과정이 논란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은 교체 사유가 적절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KBO는 이의리가 손가락 부상에서 회복 중이지만, 제 기량을 발휘하기 힘들어서라고 교체 사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많은 야구팬들은 사유가 부적절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일단, 이의리의 제구가 아쉽다는 것은 이미 시즌 전 WBC에서도 증명이 되었다.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좌완 선발 투수로서 많은 공을 던질 수 있고, 강한 공을 던질 수 있는 선발 투수라는 점에서 이의리를 선발했다.
그때 아예 선발을 하지 않았다면 모를까 이제와서 어제 최근 몇경기에서 부진했다고 이의리를 교체하는 것은 납득하기가 힘들다고 KIA 팬들은 입을 모은다. 만약, 그런 논리라고 한다면 대표팀의 모든 선수들 중 최근 경기가 안 좋은 선수들을 모두 빼도 된다는 논리가 성립한다.
무엇보다 이의리는 과거 부상으로 아예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선수가 아니다. 3개월동안 아예 등판이 없었던 구창모와는 사례가 다르다. 오히려 비시즌부터 어떤 선수보다 긴 시간 동안 공을 던졌고, 작년과 올해 모두 풀타임으로 활약했다. 그 과정에서 던진 이닝만 260이닝이다. 그런 이의리가 왜 홀로 최종 수능을 봐야 하는 것인지부터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다.
사실 최근 이의리의 경기력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의리가 경기력이 좋지 않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부상에 의한 사유는 납득하기 힘들다는 여론이다. 손가락 물집은 투수라면 당장 내일 불펜피칭을 하다가도 생길 수 있다. 이정도 경미한 부상은 많은 선수가 안고 있다. 또한, KIA 구단에서도 손가락 물집 부상은 완전히 나았다고 밝히고 있다.
즉 이의리의 교체는 부상에 의해서라기보다 부진에 의해서라고 보는 것이 옳다. 부진에 의한 선수 교체는 불가하다. 이는 원칙에 심각하게 위배된 것이다. 선수의 부진에 의해서는 선수를 교체하지 못하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선수가 교체될 수 있는 유일한 명문은 AG에서 던지지 못하는 부상때문이다.
KIA 타이거즈는 "다음 경기에서도 이의리는 선발로 나선다"라고 밝혔다. 부상이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공을 던지는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라고 밝히고 있다.
마지막으로 대표팀에서 지금까지 꾸준하게 헌신한 선수에게 예의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선수의 입장에서 도쿄올림픽, WBC, KIA까지 꾸준하게 공을 던졌다. 앞으로도 계속 대표팀에 나서야할 선수다. 그런데 단지 손가락 물집으로 한 경기 못했다고 소집 하루 전에 대표팀에서 탈락시킨다면 마음을 다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이라면 앞으로 어떤 선수도 대표팀에 헌신할 이유가 없다. WBC나 APBC에 부상이나 몸 관리를 핑계로 나서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KBO는 할 말이 없다.
협회에서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수를 데려간다”라는 원칙은 충분히 공감한다. 당연히 그래야한다. 하지만 이러한 원칙은 모든 선수에게 공정하고 엄격하게 적용되어야한다. 왜 이의리에게만 이런 규정이 지나치게 엄격하게 적용되는지 설명하지 못한다면, 이번 대표팀 교체는 앞으로도 두고두고 큰 논란을 낳을 수밖에 없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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