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기업·종목분석

'황제주의 몰락'...엔씨소프트 주가 '반의 반 토막'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9.24 14:16

수정 2023.09.24 14:16

7년 만에 '시총 5조원' 깨지기도
엔씨소프트가 개발 중인 '쓰론 앤 리버티' 이미지. 엔씨소프트 제공
엔씨소프트가 개발 중인 '쓰론 앤 리버티' 이미지. 엔씨소프트 제공

[파이낸셜뉴스] '황제주의 몰락.'
게임업종 대장주 엔씨소프트의 주가가 내리막을 걷고 있다. 7년 만에 '시가총액 5조원'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확실한 성장동력을 시장에 보여줘야 한다는 증권가의 지적이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5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특히 최근 2거래일 동안의 하락세가 컸다.
지난 20일 24만8000원에서 22일 23만500원으로 내려왔다. 한 달 간 25만원선에서 지지선을 탐색했으나 결국 무너진 것이다.

22일 장중에는 시가총액 5조원이 무너지기도 했다. 엔씨소프트의 시총이 5조원 아래로 내려온 것은 2016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엔씨소프트의 주가 하락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성장주로 분류되는 게임업종은 저금리와 코로나 팬데믹 국면에서 날개를 단 것처럼 주가가 급등했다.

'리니지' 시리즈로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했던 엔씨소프트는 2021년 2월 100만원을 넘기며 '황제주'에 등극했다. 종가 기준 최고점은 2021년 2월 8일의 103만8000원으로 시총은 22조7882억원이었다. 이날 장중에는 104만80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주가가 너무 올라서 액면분할을 할 것이라는 설이 나돌기도 했다.

그러나 황제주 자리는 '일장춘몽'으로 끝났다. 이후 주가가 100만원을 넘기지 못한 것이다. 주가는 2년 반 만에 77.79% 하락했고, 시가총액은 '반의 반 토막' 이하로 떨어졌다. 액면분할을 시장이 해준 셈이다.

게임주에 금리인상은 재앙과 같았다. 주가가 최고점을 찍던 2021년 미국의 기준금리는 0.25%, 한국은 0.50%에 불과했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5.50%로 22배, 한국은 3.50%로 7배가 됐다.

문제는 올해 들어서도 주가가 추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주가는 47만원 선까지 회복세를 보였다. 하지만 다시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주가는 연초와 비교해도 반토막이 났다.

증권가에서는 '성장동력의 부재'를 꼬집는다. 신작게임이 부재한 상황에서 경쟁이 심해지며 기존 게임 유저들이 이탈하고 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올해 모바일 리니지 매출은 1조26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3% 감소가 예상된다"며 "게임별 하향 안정화 영향뿐만 아니라 위메이드의 '나이트 크로우', 카카오게임즈의 '아레스: 라이즈 오브 가디언즈' 등 경쟁 신작들이 출시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앞으로 나올 게임의 흥행이 불투명하다는 대목이다. 김현용 연구원은 “오는 12월 '쓰론 앤 리버티(TL)'의 국내 출시만으로는 분위기를 반전하기 힘들다”며 “실적 감소로 기업가치(밸류에이션) 장점도 부각되기 힘든 상황이라 투자 매력도는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향후 주가 상승도 기대하기 쉽지 않다.
금융투자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재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평균은 32만8824원으로, 직전 목표주가(42만9333원) 대비 23.41% 하락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달 1일 보고서를 통해 엔씨의 목표주가를 44만원에서 35만원으로 낮췄다.


남효지 SK증권 연구원은 "엔씨소프트의 3·4분기 실적은 매출액 4318억원, 영업이익 226억원으로,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전체의 약 66%를 차지하고 있는 모바일 매출은 2837억원으로 경쟁 심화 영향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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