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상장사다리펀드 개편방안 발표
[파이낸셜뉴스] 모험자본 공급 지원 민관 합동 모펀드인 '성장사다리펀드'가 딥테크·기후 대응 등 시장 과소 분야로 투자 대상을 집중하고 운용사 보수체계에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하는 등 새롭게 개편된다.
금융위원회는 25일 서울 마포구 프론트원에서 정부관계부처, 정책금융기관 및 청년창업재단과 개최한 제4차 정책금융지원협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성장사다리펀드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지난 2013년 8월 출범한 성장사다리펀드는 창업-성장-회수-재도전 등 기업의 생애주기 전 과정에 투자함으로써 창업·벤처기업의 성장 단계별 지원에 중점하는 민관 합동 모펀드다. 지난 8월까지 투자기간 10년간 자펀드 271개를 결성해 4190개 기업에 총 15조2000억원을 투자했다. 기업당 평균 36억2000만원 수준이다.
성장사다리펀드 출범 이후 국내 모험자본 시장(벤처투자) 규모는 2013년 10조3000억원에서 2022년 51조2000억원으로 5배 가까이 성장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성장사다리펀드가 벤처시장 성장에 마중물 역할을 하고 다양한 벤처펀드 출현을 촉진하는 등 모험자본 시장 활성화에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새로운 성장사다리펀드는 매년 기존 투자에서 회수되는 재원 약 2000억원을 기반으로 1조원 이상의 자금을 조성할 예정이다.
투자대상은 △딥테크 분야와 기후대응 분야와 같이 가치평가가 어렵고 투자기간이 길어 민간이 진출하기 어려운 분야와 △회수시장을 지원하기 위한 세컨더리 분야 △산업정책 등과 관련된 분야(매칭)에 집중된다.
금융위는 이같은 분야에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모펀드 운용사 선정시 심사요소에 해당분야 투자계획 및 역량을 포함하고 △매년 운용사 성과평가시 평가요소에 해당분야 실적을 포함하며 △모펀드 운용사 보수에 추가 관리보수를 두고 해당분야 실적을 반영할 방침이다.
투자기간과 존속기간은 종전 10년, 20년에서 5년, 15년으로 축소된다.
금융위는 "국내 벤처펀드의 평균 존속기간은 7년 수준으로 장기투자와 전략적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투자를 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향후 매 5년마다 모펀드 운용실적 및 모험자본시장의 여건 등을 고려ㅎ 펀드 지속여부 및 운용방향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펀드 운영 방식은 공정성을 확보하고 펀드 효율성을 높이는 쪽으로 바뀐다.
운용사는 공모방식으로 선정(단·복수 가능)하되, 운용 경험 및 성과 등을 반영해 심사위원회에서 선정한다.
운용 보수체계에는 인센티브 제도가 도입된다. 종전에는 기본 관리보수 50bp만 지급되고 성과보수는 없었다.
앞으로는 △기본 관리보수(최대 30bp 이내에서 운용사 자율제안)에 △추가 관리보수(0~10bp) △성과보수(성과평가 결과에 따라 차년도에 지급, 기준수익률 7%에 초과수익의 5% 지급)가 지급된다.
대신 성과 평가는 매년 주기적으로 실시된다.
성과 평가 우수 운용사에는 관리보수 상향, 향후 운용사 재선정 및 재정사업 위탁운용사 선정시 가점을 부여하고 미흡 운용사에는 관리보수 삭감 및 운용사 변경 조치 등을 통해 펀드를 효율적으로 통제할 방침이다.
김소영 부위원장은 “글로벌 산업·무역 경쟁 격화, 공급망 급변 등 세계 경제질서가 빠르게 변화하고 새로운 투자자금 수요가 발생하는 등 많은 분야에서 모험자본 수요는 여전히 큰 상황”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앞으로 새로운 성장사다리펀드가 이러한 분야에서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금융위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정책금융기관(산업은행·기업은행·신용보증기금)은 5대 중점전략분야(글로벌 초격차·미래유망산업·산업구조 고도화·유니콘 벤처중견육성·기업경영애로 해소)에 총 73조8000억원의 정책자금을 공급했다.
이는 올해 초 협의회가 밝힌 정책금융 공급 목표 액수 91조원의 80.4% 수준이다.
김 부위원장은 "중국발 경기 둔화 우려와 함께 고금리·고유가 기조가 한동안 지속할 수 있는 만큼 남은 기간에도 기업들에 자금 애로가 발생하지 않도록 산업부처들과 협의해 세심하게 공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또 산업별 정책금융 지원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산업정책 프로그램과 예산의 연계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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