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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렸건만”···멀어진 금리 인하에 美장기채 개미들 ‘혼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9.25 15:47

수정 2023.09.25 15:47

올해 국내 상장 ETF 7종 4300억원어치 순매수
수익률은 처참..하반기 들어 평균 손실률 13.70%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지난 5월 3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직후 워싱턴DC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지난 5월 3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직후 워싱턴DC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금리인하 전망에 기대어 국내에 상장된 미국 장기채 상장지수펀드(ETF)에 자금을 투입했던 투자자들이 낙심하고 있다. 미국 긴축 기조가 단기간에 마무리 되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힘을 받으면서 떨어지는 수익률을 견뎌내야 할 형편이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산출 가능한 국내 상장된 미국 장기채 ETF 7종(인버스 제외)의 올해 개인 순매수 합산금액(22일 기준)은 4281억원으로 집계됐다. 1, 2위를 차지한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 'KODEX 미국채울트라30년선물(H)'은 각각 1859억원, 1526억원을 기록했다.

'TIGER 미국채30년스트립액티브(합성 H)' 'ACE 미국30년국채선물레버리지(합성 H)' 역시 각각 419억원, 364억원을 가리켰다.
'KBSTAR 미국장기국채선물레버리지'(합성 H·61억원), 'KBSTAR 미국장기국채선물'(H·36억원), 'ARIRANG 미국장기우량회사채'(16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해 공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린 만큼 올해는 그 속도를 늦추고 금리인하까지도 바라볼 수 있단 분석들이 나오면서 장기채 상품으로 자금이 대거 들어온 결과다.

만기가 길수록 금리 변동에 민감한 채권 특성상 향후 금리인하가 단행되면 상대적으로 큰 폭의 자본차익을 취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좀체 잡히지 않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 20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뒤 성명에서 인상을 재차 추진할 수도 있다고 언급하면서 인하 여지를 분명히 차단했다.

특히 연준 위원들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에서 내년 기준금리 전망이 기존 4.6%에서 5.1%로 50bp(1bp=0.01%p) 상향됐다.

이에 금리 영향을 더 크게 받는 장기채 ETF 성과가 바닥을 뚫고 있다. 지금 시점에서 손실 확정을 감수할 게 아니라면 이들 투자자는 자금이 묶인 채 기다려야 한단 의미다. 하반기 들어 지난 22일까지 미 장기채 7종 평균 손실률은 13.70%에 이른다.

실제 미국채 30년물 금리는 잠시 주춤하는 듯하더니 하반기 들어 도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2월 말 3.931%였던 금리는 4월 말 3.678%까지 꺾였으나 7월에 4%대를 돌파했고, 이달 23일 기준으로는 4.521%를 찍었다.

덩달아 국고채 상품 수익률도 떨어지고 있다.
30년물 국고채 ETF 5종 하반기 평균 수익률은 -28.71%다. 그나마 단기채 ETF들은 양의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 FOMC 이후 시장이 연준 실질중립금리 상승 가능 메시지에 주목하면서 장기 금리 위주로 상승했다”며 “결국 물가 전망치 상향 조정 여지까지 엿봤고, 이제야 긴축적 상황을 반영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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