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전직 대통령 외부활동 재개에 정치권 '촉각'
유력 정치인들이 전통시장 방문을 통해 활발한 정치활동을 펼쳐온 점에 비춰볼 때 박 전 대통령의 이번 행보가 내년 총선과 적지 않은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소위 세 결집과 정치활동 재개로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 4분께 달성군 현풍시장 입구에 화사한 얼굴로 등장했다. 박 전대통령은 얇은 셔츠에 긴 청치마를 입고 운동화를 신는 등 편한 복장을 했다. 시그니처 헤어스타일인 올림머리도 그대로 였다.
박 전 대통령이 시장에 도착하자 상인들은 박수치거나 환호하며 그를 맞이했다. 박 전 대통령은 상인들이 파는 어묵, 연근, 고구마 줄기, 호박잎 등을 직접 현금을 주고 구매했다. 그는 "이건 직접 재배하신 건가요"라고 묻거나 "브로콜리는 어떻게(얼마에) 파세요"라고 묻는 등 적극적으로 상인들과 대화도 가졌다.
박 전 대통령은 20분여간 시장을 둘러본 뒤에 차를 타고 현장을 빠져나갔다. 이번 시장 방문에는 최측근인 유영하 변호사도 동행했다. 그는 차량에 타기 전 방문 이유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건강도 안 좋고 이런 저런 일로 많이 늦어졌다"며 "추석이 가까워서 장도 보고 주민들도 볼 겸 찾았다"고 짧게 답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이달 12일 제주도에서 열린 '2023 중소기업 리더스포럼'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했다. 이번 공개 연설은 2018년 뇌물과 횡령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후 5년여 만이다. 지난해 연말 사면과 복권을 받은 이후 첫 공식 연설이기도 하다.
이 전 대통령은 기조연설문에 많은 얘기를 담았다. 그는 "수년 동안 오지 여행을 하느라고 여러분을 볼 수가 없었다"며 "작년 연말에 긴 여행에서 돌아와서 지금 중소기업인들을 한자리에서 처음 뵙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앞서 지난 5월에는 서울 한복판에 있는 청계천을 찾았다. 붉은색 계열의 점퍼와 운동차 차림. 이날 청계광장에서 신답 철교까지 6km 정도를 산책했다.
청계천은 스스로 버스 준공영제와 함께 서울시장 재임 시절 치적으로 꼽는다. 지지자들 사이에선 대통령을 만들어 준 성과로도 평가된다. 그만큼 수행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과 류우익 전 통일부 장관, 하금열·정정길 전 비서실장, 송정호 청계재단 이사장, 그리고 측근인 조해진·박정하· 정운천 국민의힘 의원들이 함께했다. 이 전 대통령은 자신의 핵심 공약이자 재임 기간 역점을 뒀던 4대강도 조만간 방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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