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약메이저 머크가 개발한 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제품명 라게브리오)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전염성을 높이는 돌연변이를 일으킨 요인 가운데 하나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돌연변이들은 몰누피라비르를 처방받은 고령대, 중증환자들 사이에서 더 자주 관찰됐다.
각국의 막대한 정부 보조금을 받아 보급된 코로나19 치료제가 코로나 19 바이러스 감염력을 높이는 돌연변이들을 만드는데 일조한 셈이 됐다.
코로나19 치료제가 외려 병을 키웠을 가능성도 시사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5일(이하 현지시간) 영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 연구진의 조사 결과를 인용해 머크의 코로나19 치료제인 몰누피라비르, 제품명 라게브리오가 환자들 사이의 코로나19 돌연변이 감염과 연관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영국 프랜시스크릭연구소, 케임브리지대, 리버풀대, 남아공 케이프타운대, 임페리얼칼리지런던, 영국 보건안전청(HSA) 등 연구진은 코로나19 계보의 1500만 유전자 시퀀스를 조사해 이같은 연관성을 찾아냈다.
조사에 따르면 많은 나라에서 몰누피라비르를 치료제로 사용하기 시작한 2022년 이후 감염력을 높이는 돌연변이들이 급증했다.
몰누피라비르를 처방받은 고령, 중증질환자들과 몰누피라비르 처방이 광범위한 나라에서 이 돌연변이들이 발견되는 빈도가 높았다.
오미크론 바이러스가 광범위한 돌연변이를 일으킨 가운데 이 비싼 코로나19 치료제가 과연 효과적인 치료제인지를 둘러싼 의문이 높아지게 됐다고 FT는 전했다
논문 주저자인 프랜시스크릭연구소의 박사후(포스트닥)과정 연구자 테오 샌더슨은 "몰누피라비르 치료가 때때로 대규모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샌더슨은 이렇게 돌연변이를 일으킨 바이러스는 여전히 생존이 가능했고, 때때로 전염도 일으켰다고 덧붙였다.
그는 항바이러스제가 지속적으로 돌연변이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신약 개발에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논문은 동료 과학자 검증을 거쳐 과학저널 네이처에 발표됐다.
머크의 몰누피라비르는 2021년 후반 미 식품의약청(FDA)이 특정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긴급사용을 승인한 뒤 판매되기 시작했다.
머크는 2021~2022년 몰누피라비르로 60억달러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그러나 유럽의약청(EMA)이 지난해 몰누피라비르 판매 승인을 거부한 뒤 서방 국가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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