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의정부 호원초등학교에서 숨진 교사를 괴롭힌 것으로 알려진 학부모들의 신상이 공개된 가운데, 이번에는 당시 교장과 교감이었던 학교 관리자들로 추정되는 신상이 추가로 공개됐다. 여전히 가해자를 응징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지만 일각에선 사적제재 우려도 커지고 있다.
25일 가해 학부모의 신상을 폭로한 SNS계정에는 고(故) 이영승 교사 재직 당시 호원초에서 교감과 교장 등 관리자를 맡았다는 이들의 얼굴과 이름, 현 직장 등 정보가 공개됐다.
신상을 공개한 계정 운영자 A씨는 지난 24일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 B교장의 인터뷰 기사와 사진을 갈무리해 올렸다. 인터뷰 기사 속 B교장은 이영승 교사가 호원초에 근무하던 당시 해당 학교에서 교감을 맡았던 인물로 알려졌다.
A씨는 B교장이 현재 근무 중인 학교와 연락처가 담긴 사진도 추가로 공개하며 “교육 당국은 철저하게 조사해 중징계 처분을 내려달라. 후배 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을 정도로 힘들 때 그 교사를 도와주지 않은 관리자들은 교직에 있을 자격이 없다”고 비난했다.
고 이영승 교사가 생전에 학부모로부터 매달 50만원씩 총 400만원을 치료비 명목으로 보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네티즌들은 “학교는 그때 뭘 했느냐” 등 원망 섞인 목소리가 이어졌다.
앞서 이영승 교사 아버지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학교에서 군대에 있는 애한테 해결하라고 연락했다. (학교로) 전화를 안 오게 하든가 돈을 주든가 치료비를 주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이를 지적하며 “이영승 교사가 입대했을 때 학부모가 교사와 연락할 수 있게 만든 그 관리자가 선생님을 사지로 몰아간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라며 “학교에 학부모의 민원이 들어오면 관리자는 선생님을 보호하기 위해 관련 법령을 알아봐 주고 변호사한테 물어보기라도 할 것이지, 선생님께 모든 책임을 다 떠넘긴 이 방관자가 호원초 교감으로 있다가 지금 어느 학교 교장이 됐다”고 적었다.
이어 “이영승 교사에게 알아서 해결하게 한 전 호원초 관리자님, 이제 그 자리에서 내려와라”라며 “젊고 앞길이 창창한 후배 교사들도 지켜주지 못하신 분은 교직에 앉아 계실 이유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같은 폭로에 네티즌들은 “모두가 알 수 있도록 이름과 얼굴을 다 공개해야 한다” “교육부도 진상조사에 나서야 한다” “왜 공론화를 안 하나” 등 지지를 보내면서도 “가슴보다는 머리로 냉정하게 판단해야한다” “경찰 조사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 보자” 등 사적제재에 대해 우려하는 의견도 있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