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여전업계 '동아줄 4000억원 투입'...부동산PF 재구조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9.26 16:00

수정 2023.09.26 16:00

‘여전업권 PF 정상화 지원 펀드’ 출범
9개 캐피탈사-자산운용회사 업무 협약
일종의 ‘배드뱅크’…부실은 털고, 수익 가능성 있다면 정상화 지원
이준수 금감원 부원장 “경험과 전문성 갖춘 시장 주도 재구조화”
금감원, 민간주도 사례 모범적...전 금융권 확산 유도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한·하나·KB·우리금융·IBK·메리츠·BNK·NH농협·DGB 등 9개 캐피탈사가 1600억원 규모의 ‘PF 정상화 지원 펀드’를 꾸렸다. 9개 캐피탈사의 펀드 출자금 1600억원에 재무적 투자자(FI)의 2400억원(예상)을 매칭해 총 4000억원의 자금이 조성된다. 금융감독원 제공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한·하나·KB·우리금융·IBK·메리츠·BNK·NH농협·DGB 등 9개 캐피탈사가 1600억원 규모의 ‘PF 정상화 지원 펀드’를 꾸렸다. 9개 캐피탈사의 펀드 출자금 1600억원에 재무적 투자자(FI)의 2400억원(예상)을 매칭해 총 4000억원의 자금이 조성된다. 금융감독원 제공

[파이낸셜뉴스]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무리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떠안았던 사업장에 약 4000억원 규모의 자금이 투입된다. 캐피탈회사 등 여신전문업계는권 ‘PF 정상화 지원 펀드’를 조성해 회생 가능성이 낮은 사업장은 털어내고, 용도변경으로 정상화가 가능한 사업장 채권은 사들인다. 치솟는 공사비와 떨어지는 사업성에 골머리를 앓던 일부 부실 부동산PF 사업장 입장에서 ‘가뭄의 단비’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한·하나·KB·우리금융·IBK·메리츠·BNK·NH농협·DGB 등 9개 캐피탈사가 1600억원 규모의 ‘PF 정상화 지원 펀드’를 꾸렸다. 9개 캐피탈사의 펀드 출자금 1600억원에 재무적 투자자의 2400억원(예상)을 붙여 총 4000억원의 자금이 마련된다.


이 같이 방식으로 조성된 4000억원은 정상화 가능한 사업장에 쓰일 예정이다. 사업장 특성에 맞춰 △사업부지 인수 △채권매입 △사업자금 지원 등에 투입된다.

캐피탈회사 등 여신전문업계는 부풀었던 부동산PF 시장의 연착륙을 유도하기 위해 △사업장 만기연장 △연체채권 매각(상각) 등을 진행한 바 있다. 부동산 거래가 침체되고, 공사비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상환 연장으로는 사업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주요 캐피탈사 9곳이 직접 신규자금을 대 ‘살릴 곳은 살린다’는 방침을 세웠다. 업계는 시장 자율조정 기능을 활용해 PF 사업장 재구조화한다. 여신금융협회 정완규 회장은 “민간의 힘으로 자체 정상화 방안을 마련한 사례는 매우 이례적”이라며 “이번 펀드 조성이 성공사례로 이어지도록 참여자들 간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여신금융협회에서 열린 펀드 출범식에는 이준수 금융감독원 부원장과 정완규 협회장, 주요 캐피탈사 대표이사 그리고 위탁운용을 맡은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 한투리얼에셋운용은 PF 사업장 선별하고 투자 타당성 검토해 4~6개 사업장을 최종 선정할 방침이다.
선정된 사업장에는 약 700~1000억원을 투입된다.

이준수 부원장은 “정부 지원책에 더해 오랜 경험과 전문성을 보유한 시장 플레이어들이 신규 자금공급을 통해 사업장 재구조화에 나서 준다면, PF 시장 정상화와 주택공급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부실화 우려 부동산 PF 사업장의 재구조화를 위한 투자가 민간투자영역의 하나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장 의견을 청취하여 투자활성화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민간이 주도해 사업장 구조조정에 나선 여전업권 사례를 전체 금융권으로 확산시킨다는 방침이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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