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철수, 철수, 철수'..중국발 '가짜뉴스'에 韓기업 몸살..정부 입김 의혹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9.27 15:12

수정 2023.09.27 16:10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4월 12일 중국 광저우의 LG디스플레이 생산기지를 방문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벽에 '우리의 열정은 꿈을 현실로 만듭니다'라는 글귀가 한국어와 중국어로 붙어 있다. 신원롄보 갈무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4월 12일 중국 광저우의 LG디스플레이 생산기지를 방문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벽에 '우리의 열정은 꿈을 현실로 만듭니다'라는 글귀가 한국어와 중국어로 붙어 있다. 신원롄보 갈무리

국내 주요 전자업체 中사업장 현황
분야 회사 도시 사업내용
반도체 삼성전자 시안 낸드플래시
쑤저우 반도체 후공정
가전
톈진 TV
SK하이닉스 우시 D램
충칭 반도체 후공정
다롄 낸드플래시
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톈진 중소형 OLED 모듈
둥관
LG디스플레이 광저우 TV용 LCD, OLED
부품 삼성전기 톈진 IT·전장용 MLCC
고신 카메라모듈
LG이노텍 옌타이 카메라모듈
(각사)
[파이낸셜뉴스]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와 미·중 갈등 등으로 중국에서 고전 중인 국내 전자업계가 때아닌 철수설·공장매각설 등 각종 루머까지 겹쳐 골머리를 썩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최근 국내 기업들이 베트남·인도 등으로 생산거점을 옮기며 탈중국 행렬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를 막기위해 경고성 차원에서 미확인 정보를 현지 언론에 흘리고 있다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중국 언론발 '가짜뉴스'가 쏟아져도 마땅한 대응책이 없어 전전긍긍하고 있다.

삼성·LG, 패널라인 철수설에 곤욕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삼성, SK 등 국내 주요 전자업체들을 대상으로 중국 언론들의 근거없는 보도들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중국의 정보기술(IT) 전문매체 IT즈쟈를 비롯한 현지매체는 "삼성디스플레이가 4·4분기 중국 내 주문자위탁생산(OEM) 공장을 정리하고 해당 라인을 베트남 박닌성으로 이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현재 중국 내 톈진과 둥관에 사업장을 두고, 스마트폰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비롯한 중소형 OLED 모듈을 생산 중이다. 삼성디스플레이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중국 매체를 중심으로 한국 기업의 중국 내 사업 철수나 축소 관련 보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5월에는 중국 패널업체들이 LG디스플레이의 광저우 TV용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라인을 인수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중국 현지매체는 LG디스플레이가 장기화되는 실적 부진의 원인인 LCD 사업 비중 축소에 속도를 내면서 광저우 LCD 라인도 정리 수순에 나섰다고 전했다. 현지매체는 현지 업계 관계자의 말을 빌려 LG디스플레이가 광저우의 LCD 생산라인인 G8.5 공장을 중국 TV업체인 스카이워스에 매각해 매각비용을 G8.7 공장의 OLED 생산라인 배치에 투입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LG디스플레이는 "사실무근"이라며 즉각 부인했지만 한동안 홍역을 치렀다.

SK하이닉스도 휘말려..中 정부 입김 의혹

SK하이닉스도 다롄 공장 관련 철수설로 진통을 겪은 바 있다. 다롄 공장은 지난 2020년 SK하이닉스가 90억달러(약 12조원)를 들여 인텔 낸드 사업부를 인수할 때 넘겨받았다. 미국과 중국이 반도체 패권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면서 △미국의 대중 규제 수위 강화 △코로나19로 인한 생산 지장 △메모리 업황 둔화 등 악재가 쏟아지면서 다롄 제2공장의 건설이 지연됐다. 이 때문에 중국의 주요 언론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SK하이닉스의 다롄 철수설을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 대해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지난 6월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업계 관계자는 "근거도 없는 중국발 무분별한 설 제기에 당혹스럽다"면서 "언론환경이 다르다보니 대응도 어려워 사실이 아닌 보도를 기반으로 계속해서 설이 확대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중국지역학)는 "중국 언론의 특성상 당과 당국의 입장과 배치되면 보도가 되기 힘들다"면서 "일본 등 여러나라의 기업이 이미 탈중국을 감행한 가운데, '한국 기업까지 놓칠 수 없다'는 판단이 깔린 경고의 메시지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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