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부동산 거래 작년의 절반 수준
올 초 매물로 내놓은 100억 빌딩
10% 가격 내려도 매수자 못찾아
금리 인상 겹치며 투자자들 "관망"
올 초 매물로 내놓은 100억 빌딩
10% 가격 내려도 매수자 못찾아
금리 인상 겹치며 투자자들 "관망"
26일 파이낸셜뉴스가 부동산R114에 의뢰해 올 1월부터 8월까지 상업·업무용 부동산 거래량을 조사한 결과 전국에서 팔린 건물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시장을 주도했던 대도시와 고가 부동산 거래량이 절반 가량 감소하는 등 침체의 늪이 더 깊어지고 있다. 상업·업무용은 오피스, 상가, 숙박, 판매, 교육시설 등을 말한다.
조사 결과 올 1~8월 전국 상업·업무용 부동산 거래는 3만4010건으로 전년 동기(5만2194건) 대비 34.8% 줄었다. 이 기간 동안 수도권은 38.2%, 지방은 31% 감소했다.
특히, 그동안 인기를 끌었던 대도시 상업·업무용 시장이 직격탄을 맞았다.
서울이 지난해 1~8월 9320건에서 올 1~8월 5340건으로 42.7% 줄었다. 같은기간 인천과 경기도는 각각 34.7%, 36.2% 감소했다. 특히 부산의 경우 4082건에서 2127건으로 감소폭이 무려 47.8%에 이른다. 세종 40%, 울산 41.1% 등 다른 대도시도 마찬가지이다.
금액기준으로 100억원 이상 고가 시장 침체가 확연하다. 전국은 629건에서 312건으로 절반인 50.4% 줄었다. 수도권도 524건에서 257건으로 51.0%, 지방도 105건에서 56건으로 47.6% 감소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연구원은 "수도권과 대도시에서 거래 감소폭이 컸다"며 "특히 가격 부담이 큰 100억원 초과 거래의 경우 올들어 서울에서 215건 거래되는 데 그쳤다"고 말했다.
유형별로 보면 학원 등이 포함된 교육연구 시설과 상가인 근린생활시설 거래량이 주저앉았다.
교육연구 시설은 수도권의 경우 768건에서 384건으로 절반인 50% 감소했다. 지방의 경우 감소폭이 무려 65.5%에 이른다. 지방에선 상가 거래량이 절반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빌딩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학원은 학령인구 감소와 대형화 등으로 중소 규모 학원들이 잇따라 매물로 나오고 있다. 투자자가 가장 많은 상가의 경우 경기침체에 공급이 넘쳐나면서 서울 유명상권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 대표는 "금리 인상 외에 경기침체까지 겹치면서 소비도 위축되고 있다"며 "개인은 물론 기업 투자자들도 여전히 관망하는 분위기이다"라고 말했다.
여 연구원은 "조사 결과 시장을 주도했던 지역에서 거래 감소폭이 큰 것은 좀 의외"라며 "침제가 더 지속될 것으로 보여 업무·상업용 상품을 선택할 때 더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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