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특별기고

[특별기고] CF연합, 탄소중립 국제표준 되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9.26 18:09

수정 2023.09.26 18:23

[특별기고] CF연합, 탄소중립 국제표준 되길
'이제부터 탄소 배출이 적은 부품을 가져오라.' 최근 BMW, 볼보 등이 경북의 한 자동차 부품기업에 보내온 비보다. 탄소무역장벽이 현실로 다가온 느낌이다.

유럽 굴지의 기업에 수출하기 위해서는 공급망실사법, 탄소국경조정제도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수출이 가능하다. 그래서 눈여겨본 것이 'RE100(Renewable Energy 100)'이다.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자는 캠페인이다.
현재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400여개사가 RE100에 참여하고 한국도 34개사가 가입했다.

하지만 한국에서 RE100 달성은 쉽지 않다.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전체 발전량의 7.1% 수준이다. 가격도 비싸다. 한국의 태양광 발전단가는 전기 1㎿h당 109달러로 중국(41달러), 미국(43달러) 보다 2배 이상 비싸다. 풍력도 마찬가지다. 재생에너지 강국을 제외하면 환경여건, 기술력으로 재생에너지 조달이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러한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UN총회에서 지구촌에 CF연합(무탄소연합·Carbon Free Alliance) 결성을 제안했다. 요컨대, 전 세계 기업들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늘려 무탄소 유인을 높이자는 말이다. 국가 간 기후 격차가 있으니 재생에너지 뿐 아니라 원전, 수소, 바이오매스 등 모든 종류의 무탄소 에너지를 인정함으로써 자발적 탄소 감축 유인을 높이자는 제안이다.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이다. 탄소장벽 돌파구를 마땅히 찾을 수 없었던 기업에게 무탄소 에너지가 국제적으로 인정된다는 것은 그야말로 희소식이다. 기업의 탄소 감축 선택지는 더 넓어지고,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이 든다는 계산이다. 또 탈탄소 압박 위기를 미래 성장동력 창출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K-원전, K-수소 시장이 전 세계로 확장될 전망이다. 다만, CF연합이 현실적 대안으로 자리 잡으려면 국가 간 연대도 중요하다. 최근 한미일 정상회담을 통해 새로운 협력시대를 연 미국과 일본은 무탄소 에너지 활용에 공통 관심을 갖고 있다. 미국은 원전을 포함한 무탄소에 재생에너지와 동일한 세제혜택을, 일본은 전기 사업자의 무탄소전력 판매를 의무화하고 있다.
다가오는 12월 제28차 UN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는 CF연합의 비전을 알리는 중요한 계기다. 대한민국의 무탄소연합이 탄소중립의 국제 표준이 되길 바란다.
경제계도 적극 도울 것이다.

우태희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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