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새 원내대표 홍익표 "이재명과 함께 내년 총선 승리"

당내 화합·조직 쇄신 숙제
현 지도 체제 안정 주력할듯
"與와 협조할 것은 협조하겠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신임 원내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보궐선거 의원총회에서 당선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범친명계로 분류되는 홍익표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하지만 홍익표호(號)의 앞날은 험준하기만 하다. 이재명 지도부 체제 유지에 협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제1 야당 원내 사령탑으로서 대여 관계 설정을 어떻게 가져갈지 주목된다.

특히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로 인한 당 분열을 봉합하고,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내 화합과 당조직 쇄신이라는 숙제가 놓여 있다. 또 윤석열 정부 집권 2년차를 맞아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가 예고된 상황에서 효율적인 대여 공세를 이끌어야 하는 점도 부담이다.

다만, 당내 친명과 비명의 화학적 결합에 성공하고, 내년 총선에서 유의미한 승리를 거둘 경우 난파위기에 처한 원내 1당을 구해내는 영웅적 리더십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홍 원내대표는 26일 국회에서 열린 '21대 국회 민주당 4기 원내대표 보궐선거 의원총회'에서 다수표를 받아 신임 원내대표에 당선됐다. 선거는 남인순·김민석 후보와 3파전으로 치러졌는데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홍 후보·남 후보가 결선 투표를 치렀다.

3선에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인 홍 원내대표는 민주연구원장, 정책위의장 등 당직을 거친 바 있다. 김근태계로 분류되는 당내 모임 민평련의 대표를 맡고 있기도 하다. 지난해에는 자신의 지역구를 떠나 민주당에 험지인 서울 서초을 지역위원장을 자청해 주목받기도 했다. 앞서 지난 4월 원내대표 선거에도 출마해 박광온 전 원내대표와 2강 구도를 형성했지만 1차 투표에서 박 전 원내대표에게 과반 득표를 내주며 고배를 마셔야 했다.

홍 원내대표는 범친명계로 알려졌다. 지난 대선 경선 국면에서는 이 대표와 경쟁 관계였던 이낙연 후보 캠프에서 활동한 바 있지만 지난 4월 박 전 원내대표와 대결에서는 친명계의 조직적인 지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원내대표가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만큼 이번 원내대표 선거가 이 대표 헤게모니를 강화하는 쪽으로 기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후보군부터 친명 일색이었고 다들 '이재명 수호'를 기치로 내걸었다.

새롭게 구성되는 원내지도부는 친명계가 주축이 된 당지도부를 견제하기보다는 현 지도 체제 안정에 투구할 것으로 예측된다. 홍 원내대표는 당선 일성으로 '원 팀'을 강조하며 "민주당이 이 대표와 함께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동력을 만들어 내겠다"고 밝혔다. 당내 일각의 '이 대표 체포동의안 찬성표 색출론'과 관련해서는 "(찬성표를 던진 의원들이) 자신의 정치적 선택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홍 원내대표가 국회 1당 원내 사령탑으로서 정기국회, 국정감사 등 국면에서 대여 관계를 어떻게 끌어가느냐도 관건이다. 민주당은 지난 21일 노란봉투법과 방송법 개정안 등을 국회 본회의에 상정시키려다가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여파로 본회의가 속개되지 않으면서 일단 물러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홍 원내대표는 "협조할 것은 협조하겠다.

파트너인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만나 문제를 협의해 가겠다"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 윤석열 정부와 대통령이 국회를 대하는 태도"라고 견제구를 날렸다.

국민의힘은 홍 원내대표가 '이재명 지키기'가 아닌 '민생 지키기'에 힘써 달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배신자 색출', '옥중 공천'이라는 믿기 힘든 단어가 등장하는 민주 정당의 모습도 황당하거니와, 원내대표 경선 과정에서 일부 후보는 원내대표의 최우선 과제가 '민생'이 아닌 '이재명 지키기'인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e-mail] 김해솔 최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