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27일 새벽 구속을 면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주요 혐의는 크게 3가지다. 이 대표는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에 연루된 혐의를 받는다.
유창훈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6일 이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 뒤 27일 새벽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유 부장판사는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 필요성 정도와 증거인멸 염려의 정도 등을 종합하면 피의자에 대해 불구속수사의 원칙을 배제할 정도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지난 21일 국회에서 "대규모 비리의 정점은 이 대표로 이 대표가 빠지면 이미 구속된 실무자들의 범죄 사실은 성립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구조"라며 구속을 요청한 바 있다. 당시 한 장관은 이 대표의 혐의에 대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배임), 위증교사, 뇌물 및 외국환거래법위반 혐의 등 크게 3가지를 짚었다.
검찰이 '전형적인 지역토착비리 사건'이라고 지목한 백현동 개발사업의 경우 적용된 혐의는 배임이다. 정진상 전 민주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공모해 2014년부터 2017년까지 국토계획법에 따라 'R&D(연구개발)부지'로 정해져 아파트 건설이 불가능한 백현동 부지를 자신의 선거를 도와줬던 브로커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의 청탁을 받고 용도변경을 하는 등 다수의 특혜를 줬다는 것이 핵심이다.
당시 이 부지는 자연녹지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4단계 수직 상향됐고, 성남도시개발공사를 배제해 김인섭 측 민간업자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대표가 단독으로 사업을 진행했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이를 통해 정바울 대표는 1356억원 상당의 이익을, 김 전 대표는 이 대표에 대한 청탁의 대가로 77억원을 정바울 대표로부터 수수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반대로 성남도개공은 사업에 참여했을 경우 얻을 수 있었던 확정이익 최소 200억원을 받지 못해 공사에 최소 200억원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고도 했다.
검찰이 백현동 개발사업에서 이 대표의 혐의를 두고 가장 주목한 것인 김인섭 전 대표와 정진상 전 실장, 이 대표와의 관계다. 김인섭 전 대표는 2006년 정계에 입문한 이 대표의 성남시장 선거에서 선대본부장을 맡아 이재명 캠프를 총괄했고 2010년과 2014년 성남시장 선거에서 이 대표의 당선을 도왔다. 이 대표와 정 전 실장은 연배가 높은 김인섭 전 대표를 '형님'으로 호칭할 정도로 친밀했고, 성남시장 재선 이후 이 사건 개발사업 청탁이 들어오자 '보답'을 해야 하는 공생관계였다고 검찰은 봤다.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에서 이 대표는 지난 2019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통해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에게 대북스마트팜 비용과 방북 비용 등 합계 800만 달러를 대납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경기도가 북한에 약속한 500만 달러 상당의 황해도 스마트팜 사업 지원을 UN 대북 제재로 인해 이행하지 못하게 되자, 북한이 이 대표(당시 경기도지사) 방북을 허락하는 조건으로 300만 달러의 불법 방북비용을 쌍방울 그룹 김성태 전 회장에게 대납하게 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그 결과 김 전 회장이 환치기 등 다양한 불법 방식으로 중국으로 밀반출한 총액은 800만 달러에 달한다.
'자신의 정치적 입지 확보를 위해 조폭 출신 사업가와 결탁해 거액의 외화를 불법적으로 북한에 상납한 중대 범죄'라는 것이 검찰의 결론이다. 이 대표는 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제3자 뇌물 혐의도 받는다.
이 외에도 위증교사 혐의는 지난 2018년 12월 김병량 전 성남시장의 수행비서였던 김진성 씨에게 자신의 '검사 사칭 사건' 관련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유리한 내용의 허위 증언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2018년 경기도지사 후보 TV토론에서 과거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소위 '검사 사칭' 사건에 대해 말하면서 가담사실을 부인하고 누명을 썼다고 발언했다. 이로 인해 이 대표는 공직선거법위반죄(허위사실공표)로 기소돼 재판을 받았는데, 당시 피해자였던 김병량 전 성남시장이 사망한 상태에서 수행비서였던 김진성씨에게 여러차례 전화로 허위 증언을 요구했다고 검찰은 의심한다.
이같은 혐의에 대해 이 대표 측은 백현동 개발특혜 관련, 배임의 동기가 없고 부지 용도 변경은 국토교통부 협박으로 불가피하게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위증교사 의혹 역시 있는 대로 말해 달라고 했을 뿐, 위증교사 의도는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서는 검찰 소환 조사 당시 제출한 서면진술서를 통해 "허무맹랑한 조작 수사"라며 전면 부인했다. 이 대표는 "쌍방울의 주가부양과 대북사업을 위한 불법 대북송금이 이재명을 위한 대북송금 대납으로 둔갑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날 영장실질심사에서도 최후진술을 통해 이 대표는 "성남시장이 된 이후 대장동 개발 과정에서 공적 개발을 추진한 이후 세상의 공적이 돼 버린 것 같다"는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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