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매카시(공화·캘리포니아) 미국 하원 의장이 연방정부 셧다운(폐쇄)을 하루 앞 둔 9월 30일(이하 현지시간) 민주당과 대타협에 나섰다.
민주당의 도움을 받아 45일짜리 임시 예산안을 통과시키기로 했다.
민주당이 장악한 상원은 이례적으로 토요일 회의를 열어 임시 예산안 표결을 진행하기로 했다.
매카시 의장은 그러나 이번 조처로 공화당 강경파 눈 밖에 완전히 나면서 의장직이 날아갈 수도 있다.
AP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공화당 의원들은 의사당 비공개 회의에서 수시간 동안 논의를 거쳐 민주당과 타협해 임시 예산안을 처리하기로 했다.
예산안이 의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2024회계연도가 시작하는 10월 1일부터 연방정부는 복지·국방 등 필수 업무를 제외하고는 업무가 중단된다.
오는 3일로 예정된 노동부의 8월 고용·이직설문조사(JOLTS), 6일의 9월 고용동향 발표도 미뤄질 수 있다.
임시 예산안에서는 백악관이 우선 순위로 강조하고 있지만 공화당이 반대하는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이 빠질 전망이다. 대신 조 바이든 대통령이 요구하는 연방재난보조금 예산 160억달러는 삭감 없이 배정한다는 방침이다.
백악관은 이날 신속히 표결하자며 의회를 재촉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71쪽짜리 이 임시예산안을 읽을 시간이 필요하다며 일단 제동을 걸었다.
매카시는 이날 오전 비공개 회동 뒤 "우리는 우리 일을 할 것"이라면서 "이 방에서는 우리 모두 성인이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정부가 열려 있도록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하원 공화당의 태도 변화로 상하원에서 양당 요구가 절충된 임시예산안이 통과되면 연방정부는 2023회계연도에 배정된 예산 비율로 11월 17일까지 45일간 재정지출이 가능하다.
한편 매카시는 임시예산안 통과를 위해 민주당의 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공화당 강경파가 임시예산안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원 의원 435표 가운데 3분의2인 약 290표를 받아야 임시예산안이 통과된다.
하원은 공화당 221석, 민주당 212석으로 구성돼 있다. 2석은 현재 공석이다.
그러나 그러잖아도 취약한 매카시의 하원 의장석은 민주당과 협력으로 인해 곧바로 무너져 내릴 수도 있다.
매카시의 의장 취임에 반대해 하원의장 선출 표결에서도 딴죽을 부렸던 공화당 강경파가 곧바로 의장 불신임안을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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