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자닌 2년 새 10조원 급증
1일 코스콤 CHECK에 따르면 메자닌(CB, BW, EB) 채권 잔액은 35조3195억원으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전환사채(CB) 27조9233억원, 신주인수권부사채(BW) 2조9974억원, 교환사채(EB) 4조3988억원 규모이다. 코로나19가 터졌던 해인 2020년 12월 말 기준 메자닌 채권 잔액이 25조1723억원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2년여 사이 10조원 넘게 증가한 것이다.
풋옵션은 투자자에게 중도에 투자금 회수 기회를 주는 것으로 일종의 투자 안전장치로 여겨진다. 조달 시장이 불안하거나 기업에 대한 믿음이 없을 때 조기상환을 청구하면 원금을 돌려주겠다는 기업들의 당근책인 셈이다. 그러나 기업들의 주가가 지지부진하게 되면 메자닌 채권의 풋옵션은 기업에 부도를 가져올 만한 위협 요소가 된다.
실제로 대유플러스의 BW 풋옵션은 대유위니아그룹의 줄도산 리스크를 고조시켰다. 대유플러스가 지난해 3월 발행한 BW 조기상환청구(행사비율 95%%) 금액 285억원에 대응하지 못한 까닭이다.
회사는 지난 9월 25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대유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신청 소식 이틀 후인 27일 신용평가사는 대유위니아그룹 계열사의 신용등급을 줄줄이 하향조정했다. 풋옵션이 트리거가 돼 대유위니아 그룹의 도산 리스크로 번진 상황이다.
항공기 부품 제조업체 아스트 역시 지난 7월 BW 풋옵션 원금에 대응하지 못하면서 워크아웃을 맞았다. 아스트는 지난해 1월 발행한 BW 풋옵션 행사비율이 93.74%에 달했다. 상환기일에 대금을 마련하지 못한 아스트는 워크아웃(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 절차)에 들어갔다.
■회사채에 강제상환옵션 내건 기업도
일반 회사채 및 유동화증권에 강제상환옵션을 내거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대기업으로는 롯데그룹 계열사들의 강제상환특약 회사채 발행이 잦다.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외식 전문업체 롯데지알에스는 지난 2월 강제상환옵션을 내걸고 2년 만기 사모채 10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통상 강제상환 옵션은 현재 신용등급보다 2개 등급 이상 떨어질 경우 조기 상환해야 한다. 롯데지알에스가 발행한 회사채에 강제상환옵션이 내걸린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0월 발행한 사모채 1년물에도 이 조항이 포함됐다.
롯데시네마 등 영화관 등을 운영하는 롯데컬처웍스(이하 컬처웍스)도 2월 강제상환옵션을 내걸고 사모채 100억원어치 발행에 나섰다.
앞서 롯데쇼핑도 2020년 7월 발행한 사모채 5년물과 10년물 총 500억원어치에 강제상환옵션을 내건 바 있다. 롯데칠성음료와 호텔롯데도 마찬가지다.
또 PF 대출을 기초로 한 유동화증권에 강제상환옵션을 내거는 사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금리인하 시점이 지연되고, 내리더라도 소폭에 그칠 것이라는 점에서 PF부동산 시장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진 상황이다.
가령 특수목적법인(SPC) 챔피언안산유동화제일차가 지난 9월 14일 발행한 유동화증권에는 신용등급이 기준치 이하로 떨어지면 강제상환해야 하는 강제상환옵션이 내걸렸다. 해당 유동화증권의 신용등급은 A2+로 비우량한 편이다. SPC가 조달한 자금은 안산데이터센터 개발사업에 사용된다. 경기 안산시 성곡동에 지하 2층~지상 8층 규모의 데이터센터 2개동을 신축하는 사업이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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