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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은 파릇파릇, 반대쪽은 삐쩍…아름드리 가로수에 무슨일?

뉴스1

입력 2023.10.02 08:44

수정 2023.10.02 08:44

26일 광주 동구 계림동 계림초등학교 후문 인근에서 도로를 사이에 두고 양쪽으로 늘어선 가로수 중 한 방향의 나무 9그루가 고사하고 있다. 2023.9.26/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26일 광주 동구 계림동 계림초등학교 후문 인근에서 도로를 사이에 두고 양쪽으로 늘어선 가로수 중 한 방향의 나무 9그루가 고사하고 있다. 2023.9.26/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26일 광주 동구 계림동 계림초등학교 후문 인근에서 도로를 사이에 두고 양쪽으로 늘어선 가로수 중 한 방향의 나무 9그루가 고사하고 있다. 2023.9.26/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26일 광주 동구 계림동 계림초등학교 후문 인근에서 도로를 사이에 두고 양쪽으로 늘어선 가로수 중 한 방향의 나무 9그루가 고사하고 있다. 2023.9.26/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광주=뉴스1) 이승현 기자 = 도로를 사이에 두고 양쪽으로 늘어선 같은 수종의 가로수 중 한쪽의 나무만 고사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일 광주 동구에 따르면 계림초등학교 후문을 지나는 무등로 좌우에는 수령 30년 내외의 메타세쿼이아 수십그루가 가로수로 식재돼 있다.

이 가운데 학교 후문 바로 앞쪽에 심어진 9그루가 지난 봄부터 싹을 틔우지 못한 채 삐쩍 말라가는 등 고사 직전 상태에 놓여 있다.

메타세쿼이아는 빠른 생장력을 자랑하며 병충해에 강하고 미세먼지 저감에도 큰 효과가 있어 도심에서 조경수나 가로수로 자주 사용된다.

동구 또한 이러한 이유로 무등로 일대의 가로수로 메타세쿼이아를 선택했다.


그러나 도로를 사이에 두고 양쪽으로 생기 있게 늘어선 아름드리 메타세쿼이아 중 유독 한 방향의 나무들만 기력을 잃고 말라버린 닭발처럼 변한 채 자라지 않아 의문을 낳고 있다.

나무에 무슨 일이 생긴걸까. 동구는 원인 규명을 위해 나무의 건강 상태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나무병원'에 검사를 의뢰했다.

병원 측은 일주일간 진단을 진행해 처방 결과를 내놨고, 이를 토대로 동구는 나무 고사 원인을 두가지로 압축했다.

먼저 지난 2~3월 진행된 한국전력공사의 가지치기가 첫번째 원인으로 꼽혔다.

한전은 매해 도심 내 전력선 주변 가로수 가지치기 사업을 진행한다.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불면서 수목이 전선에 닿거나 넘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거리 확보 차원이다.

가지치기를 할 때는 나무의 특성과 수형을 고려해야 한다. 강한 가지치기가 이뤄질 경우 절단면에 세균이 침투해 나무가 병들거나 약해질 수 있어서다.

그러나 가지치기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는 터라 대부분 마구잡이식 가지치기가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윤재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에서 해마다 잘못된 가지치기로 가로수 1만6000그루가 고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구는 해당 구간의 나무들이 가지치기 이후인 3월부터 고사하고 있는 만큼 시기상 맞물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두번째로는 염화칼슘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지난 겨울 광주에 최대 40㎝에 달하는 기록적인 폭설이 내렸고, 나무가 고사한 구간은 응달이 져 다른 곳에 비해 눈이 많이 쌓여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평년에 비해 많은 양의 염화칼슘이 뿌려졌고, 염화칼슘이 토양에 스며들면서 나무의 염분 수치를 높인 것으로 추측했다.

염분 성분은 나무의 뿌리에 직접적으로 닿게 되면 뿌리가 죽게 되거나 뿌리 안쪽에 있는 물이 토양 쪽으로 거꾸로 나오는 역삼투압에 걸려 나무가 수분 부족에 시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동구는 원인을 분석한 뒤 약재를 살포하고, 수간주사를 통해 나무에 영양을 공급하는 등 치료를 진행했다.

그러나 이미 상태가 악화돼 고사가 진행 중인 만큼 교체 식재 작업을 진행키로 했다.
작업은 10월 중순부터 이뤄지며, 동일한 수종인 어린 메타세퀘이아가 심어질 예정이다.

또 나무들의 추가 고사를 막기 위해 올 겨울부터는 염화칼슘이 뿌려진 가로수 인근에는 중화제를 추가로 투입해 나무 산성 농도를 조절할 방침이다.


동구 관계자는 "수목 치료를 진행했지만 차도가 나아지지 않아 나무를 교체하기로 했다"며 "나무 보호를 위해 추가적인 대책을 세울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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