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예측 불허 계절 변화에 미리 대비"
대표 겨울 상품들, 알고보니 가을에 '불티'
대표 겨울 상품들, 알고보니 가을에 '불티'
[파이낸셜뉴스] 편의점들이 초가을부터 붕어빵, 호빵, 핫팩 등 한겨울 상품을 대거 선보이며 겨울 마케팅을 시작했다. 한낮에는 땡볕으로 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지만 비가 온 후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등 종잡을 수 없는 계절 변화에 미리 대비하겠다는 전략이다. 때 이른 겨울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도 한몫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CU는 지난달 초 한겨울 상품인 핫팩을 출시했다. 핫팩은 통상 11월에 출시하는데, 이를 두 달 가량 앞당긴 것이다.
CU 관계자는 "편의점은 날씨 변화에 가장 민감한 채널"이라며 "봄, 가을 환절기가 짧아지고 기온 변화가 일찍 찾아오면서 편의점의 상품 운영의 변화 주기도 그에 맞춰 점점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CU는 지난달 중순에는 IPX(옛 라인프렌즈) 인기 캐릭터 미니니(minini)와 협업한 호빵을 내놨다. 다양한 입맛을 공략하기 위해 대파크림치즈와 황치즈 호빵, 고추잡채 호빵, 중화 짜장 호빵 등 4가지 맛으로 출시됐다. 호빵은 겨울철 대표 간식으로 꼽히지만, 한겨울보다 오히려 출시 초기인 가을에 가장 많이 팔린다고 한다. CU의 지난해 호빵 매출은 출시 초기인 10월 한 달간 매출이 한겨울인 1월과 비교해 48.7% 높았다.
CU는 최저기온이 10도 초반대로 뚝 떨어진 이달부터는 겨울철 많이 팔리는 군고구마와 핫바도 할인판매한다.
계절을 뛰어넘는 소비자들의 선호가 한겨울 상품 출시를 앞당긴 경우도 있다. GS25는 지난달 중순 소비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반영해 길거리 붕어빵을 재현한 '꼬리까지 맛있는 붕어빵'을 출시했다. 가장 익숙한 크기인 가로 12cm, 세로 6cm에 꼬리까지 팥앙금으로 가득 채운 즉석식품이다.
GS25가 지난 7월 한 달간 소비자 68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1%가 '붕어빵을 먹고 싶어도 판매처를 찾지 못했다'고 답했고, 66%가 '여름에도 붕어빵을 구매할 의사가 있다'고 했다. GS25가 출시한 붕어빵은 설문조사 결과를 충실히 반영해 카스텔라나 일반 빵 느낌의 '외형만 붕어빵'인 다른 상품들과 달리 바삭한 외피에 식감도 길거리 붕어빵과 가장 흡사하게 구현한 점을 특장점으로 내세운다. GS25는 붕어빵의 사계절 상시 판매도 검토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달 18일부터 겨울 대표 간식인 군고구마와 어묵 판매에 들어갔다. 군고구마는 전남 영암, 충남 논산, 경기 여주에서 공수한 상품이다. 10월까지는 육질이 탄탄한 햇고구마로, 11월부터는 당도가 높고 부드러운 꿀고구마로 판매된다. 어묵은 부산 지역 어묵 회사인 고래사어묵을 비롯해 접사각꼬치, 모듬꼬치 등 총 6종을 판매한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일교차가 커지는 9월은 늦더위가 추위가 맞물려 여름 상품과 겨울 상품이 모두 잘 팔리는 때"라며 "이때부터 각 점포에서는 본격적인 '겨울 매장 만들기'를 한다"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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