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샌들업체 버켄스탁이 다음주 뉴욕증시 기업공개(IPO)에서 기업가치 92억달러(약 12조5000억원)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버켄스탁은 2일(이하 현지시간) 뉴욕증시 IPO에서 주당 44~49달러로 공모주를 발행해 최대 16억달러(약 2조1700억원)를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당 49달러로 공모가가 정해지면 버켄스탁은 92억달러짜리 기업이 된다. 전환사채(CB), 스톡옵션 등 앞으로 주식으로 편입되거나 새로 발행될 예정된 주식 수를 감안하면 기업가치가 99억달러(약 13조45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버켄스탁은 애플 공동창업자인 고 스티브 잡스가 애용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버켄스탁은 프랑스 명품재벌 모에헤네시 루이뷔통(LVMH)과도 연관이 있다. LVMH도 투자에 참여하는 사모펀드 미국 카터튼 파트너스(L 카터튼) 소유 업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카터튼이 다음주 뉴욕증시에 버켄스탁을 상장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IPO로 거둬들인 자금은 3분의1이 버켄스탁에, 나머지는 카터튼에 돌아간다고 전했다.
버켄스탁은 이 돈으로 부채를 갚을 계획이다.
버켄스탁에 따르면 LVMH 최고경영자(CEO)인 베르나르 아르노의 가족 지주사 피낸시에르 아가체(Financiere Agache) 등 이른바 앵커 투자자들이 지분 인수 의사를 밝히고 있다. 피낸시에르 아가체는 최대 3억2500만달러어치 지분 인수를 희망하고 있다.
아르노의 아들 알렉상드르는 아예 경영에도 관여할 계획이다. 버켄스탁은 IPO 뒤 알렉상드르 아르노가 회사 이사회에 참여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아르노 가문 외에 노르웨이 국부펀드와 미 헤지펀드 듀러블캐피털파트너스도 최대 3억달러어치 지분 인수 의사를 밝힌 상태다.
버켄스탁은 1774년 독일 헤센주의 랑겐-베르가임에서 제화공 요한 아담 비르켄스톡이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은 독일어 비르켄스톡보다 영어 버켄스탁으로 더 유명하다.
1896년 비르켄스톡의 후손인 콘라드가 코르크를 밑창으로 깐 지금의 버켄스탁 샌들을 개발했다.
버켄스탁은 2021년 40억유로(약 5조7000억원)에 사모펀드 카터튼에 매각됐다.
딜로직에 따르면 버켄스탁 IPO는 올해 뉴욕증시 IPO 규모로 세번째에 이른다.
한편 지난달 IPO에 나선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암(ARM), 미 식품배달 스타트업 인스타카트, 마케팅 소프트웨어 업체 클라비요 등은 모두 목표한 수준, 또는 그보다 높은 가격으로 IPO에 성공했다.
올들어 미 IPO 규모는 174억달러(약 23조63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0% 넘게 급증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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