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총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해 오는 5일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2년물과 3년물로 나눠 각각 800억원, 1200억원을 모집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의 신용등급이 AA+로 우량한 만큼 기관의 자금이 넉넉하게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투자증권(AA0)은 이달 10일 총 1500억원을 목표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흥행에 성공할 경우 최대 3000억원까지 증액키로 했다.
11일에는 롯데칠성음료(AA0)와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AAA)가 각각 1000억원, 1500억원을 위한 목표로 수요예측에 나선다. SK인천석유화학은 같은 날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위한 사전청약을 준비하고 있다. 목표액은 정해지지 않았다.
이 밖에 HD일렉트릭, 현대중공업, LS전선, LS일렉트릭, 에코프로비엠, LG유플러스 등이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16일 사전청약에 나서는 에코프로비엠은 15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기관의 자금이 충분히 들어오면 최대 3000억원까지 늘릴 방침이다. LG유플러스 역시 17일 2000억원을 목표로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나 흥행시 최대 4000억원까지 확대키로 했다.
고금리 기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기업들은 조달비용 상승을 감수하고 회사채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크레딧 시장의 위축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현금을 마련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달 27일 기준 연 3.884%를 가리키고 있다. 앞선 21일에는 연 3.930%로 연중 최고치를 찍었다. 국고채 10년물 금리 역시 지난달 26일 연 4.054%로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금융당국이 이달부터 은행채 발행한도를 없애기로 함에 따라 크레딧 시장의 수급 위축이 우려된다. 은행권이 지난해 말 고금리로 끌어모은 예·적금 상품의 만기가 본격 도래하면서 자금 수요가 커지자 발행한도를 아예 풀기로 한 것이다. 신용등급이 AAA인 은행들의 채권이 기관의 수요를 흡수할 것으로 보인다.
코스콤CHECK에 따르면 은행채는 올해 8~9월 총 8조4594억원이 순발행됐다. 반대로 크레딧 시장은 6월 이후 상환이 발행보다 많은 순상환 기조를 지속하고 있다. 자금이 넉넉해서 상환하는 것이 아니라 차환을 이어가지 못해 빚을 갚는 불황형 상환이 계속되는 상황이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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