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이 개최국 중국을 꺾고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에 진출했다.
한국은 3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저장 공상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핸드볼 4강전에서 중국을 30-23으로 이겼다. 최소 은메달을 확보한 셈이다.
결승 관문을 통과할 경우 한국은 2014년 인천과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이어 아시안게임 3회 연속 금메달을 기록한다.
결승 상대는 카자흐스탄을 40-22로 대파하고 올라온 일본이다. 결승전은 5일 오후 6시(한국시간) 같은 장소에서 펼쳐진다.
헨리크 시그넬(스웨덴) 감독이 이끈 여자대표팀은 이날 중국 홈팬들이 가득찬 체육관에서도 기세에 밀리지 않았다.
경기 초반 흐름은 한국이 잡았다. 전반 초반 류은희(헝가리 교리)의 7m 스로 2개와 강경민(광주도시공사)의 득점 등으로 5-1까지 앞서며 기선을 제압했다.
그러나 중국 역시 전반 혼자 4골을 넣은 진멍칭을 앞세워 꾸준히 추격, 전반을 15-14로 1점만 뒤진 채 마쳤다.
중국은 후반 첫 공격에서 궁레이의 득점으로 15-15 동점을 만들며 기세를 올렸다. 체육관을 메운 3000여명의 중국 홈 팬들의 응원 함성인 "짜요"('힘내'를 의미하는 중국어)의 소리도 점점 커졌다.
하지만 대한민국 대표팀은 이에 흔들리지 않고 후반 경기에 임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강경민과 김선화(대구시청)의 연속 득점으로 17-15를 만들어 한숨을 돌렸고, 류은희가 후반 8분경에 20-17, 3골 차로 달아나는 득점을 올려 간격을 벌렸다.
류은희는 "홈팬들의 응원 때문에 주눅 든 건 없었고, 질 것 같다는 생각도 없었다"며 "2010년 광저우(동메달) 참패 현장에 있었는데, 그걸 잘 극복해서 다행"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미경은 "경기에 워낙 집중하다 보니 중국 관중 응원 소리도 잘 안 들린 것 같다. 결승에서도 부담감만 이겨내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 욕심내지 않고, 연습 때처럼 편안히 하면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다시 2골 차로 따라붙은 후반 10분경에는 김선화와 김보은(삼척시청)이 연달아 상대 골문을 열고 4골 차를 만들며 승기를 굳혀갔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이날 주포 류은희가 7골, 이미경(부산시설공단)이 6골을 넣으며 선전했다.
한국 여자대표팀은 핸드볼 종목에 있어 아시아 최강자로 꼽힌다. 핸드볼이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90년 베이징 대회부터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까지 총 8차례 대회 가운데 7번의 경기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유일하게 금메달을 가져가지 못한 대회가 3위에 그친 2010년 광저우 대회다.
대한민국은 아시안게임 3연패 도전에 이어 또다른 '우생순 신화'를 꿈꾼다. 대표팀은 아시안게임에서는 최강자임에 틀림없지만 올림픽 무대에선 2008년 베이징올림픽 동메달을 마지막으로 메달권 밖으로 밀려나는 등 고전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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