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계 신화 향년 96세로 떠나
"생명이 가장 큰 가치" 신념 아래
국민건강 증진·사회적 책임 힘써
업계 첫 전경련 수장 오르기도
"생명이 가장 큰 가치" 신념 아래
국민건강 증진·사회적 책임 힘써
업계 첫 전경련 수장 오르기도
강 명예회장이 지난 1961년 개발한 박카스는 대한민국 대표 피로회복제로 자리매김하면서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해 큰 성공을 거뒀다. 박카스는 동아제약이 2013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기 전까지 무려 47년간 국내 제약업계 1위를 지킬 수 있는 대들보 역할을 했다.
그는 1927년 경북 상주에서 강중희 동아쏘시오그룹 창업주의 1남1녀 중 첫째 아들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독일 프라이부르크 대학에서 박사를 거친 뒤 1959년부터 동아제약에 몸담았다. 이후 2017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때까지 약 42년간 현장을 진두지휘했다. 1975년 당시 145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던 동아제약을 오늘날 글로벌 종합 헬스케어 그룹으로 도약시키는 발판을 마련했다.
강 명예회장은 '생명보다 더 큰 가치는 없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의약품 선진화를 통해 국민 건강을 향상하는 데 진력해왔다.
1980년 경기 안양에 우수의약품 제조관리기준(KGMP)에 맞는 현대식 공장을 준공했고 1985년에는 업계 최초로 GMP 시설로 지정받았다. 1977년 제약업계 최초로 기업부설 연구소를 설립했고, 1988년 경기 용인에 신약의 안전성을 실험할 수 있는 우수연구소 관리기준(KGLP) 시설도 마련했다.
기업부설 연구소는 국내 최초이자 최대 규모로 강 명예회장의 신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같은 노력은 동아쏘시오그룹이 신약개발 선도기업으로 도약하는 밑거름이 됐다.
1990년대 초부터 본격화한 신약개발 열기는 1991년 최초로 합성한 아드리아마이신 유도체 항암제 'DA-125'를 탄생시켰다. DA-125는 1994년 보건복지부로부터 국내 최초로 임상시험용 의약품으로 승인받으면서 국내 신약개발을 앞당기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국내 최초 세계 4번째 발기부전치료제 자이데나를 포함해 슈퍼항생제 시벡스트로, 당뇨병 치료제 슈가논 등 국산 신약 탄생을 이끌었다.
강 명예회장이 회사를 경영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제품 개발과 우수 인재 확보였다. 그는 전문지식과 소양만 있다면 교육을 통해 회사에 꼭 필요한 인재로 키울 수 있다고 믿었다. 1959년 처음으로 1기 공개채용을 시작했으며 1980년에는 국내 제약업계 최초로 용인에 인재개발원을 건립하고 사원교육을 제도화했다.
강 명예회장은 평소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힘썼다. '사회'라는 의미가 담긴 '쏘시오(SOCIO)'를 사용해 1994년 동아제약그룹을 동아쏘시오그룹으로 명칭을 바꾼 것도 강 명예회장의 의지의 표현이다. 그는 1987년 사재를 출연해 수석문화재단을 설립해 장학사업, 평생교육사업, 교육복지사업 등을 후원했다. 수석문화재단 장학생은 설립 후 지금까지 1900명이 넘는다.
이와 함께 제약산업 경영인으로는 최초로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맡아 전경련의 위상 제고와 함께 제약산업을 국가 기간산업으로 자리매김시키는 데 일조했다.
유족으로는 자녀 정석·문석·우석·인경·영록·윤경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5일 오전 6시30분.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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