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 전문가가 본 2024학년도 수능
9월 모평 기준 수학 쉽게 나올 것
고득점 노린 최상위권 다소 불리
EBS 체감 높아진 국어 어려워져
9월 모평 기준 수학 쉽게 나올 것
고득점 노린 최상위권 다소 불리
EBS 체감 높아진 국어 어려워져
3일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40여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입시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이같이 말했다.
킬러문항이 처음으로 배제된 채 치러진 지난 9월 모의평가에서 수학의 난이도가 낮아지면서 국어가 변별력을 높이는 과목으로 부상했다는 설명이다.
킬러문항을 맞춰 고득점을 확보하던 최상위권 학생에게는 수능이 다소 불리해졌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상위권 학생과 격차를 벌리기 어려워지고 단 한번의 실수로 등급이 크게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중상 난이도의 문제가 많아지면서 중위권 학생들에게는 오히려 더 어려운 수능이 될 수 있을 전망이다. 입시 전문가들은 변화에 동요하기보다는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컨디션 관리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지난 수능보다 수학은 쉽고 국어는 어렵게"
올해 수능은 킬러문항이 배제돼 여느 때보다 변수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9월 모의평가를 기준으로 놓고 봤을 때 국어는 지난 수능보다 어렵고, 수학은 다소 쉽게 출제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9월 모평 수학은 1~2등급을 받는 학생에게는 굉장히 쉬운 시험이었고 3등급 받는 학생에게는 과거보다 어렵게 체감됐을 것"이라며 "현재 기조대로라면 본 수능에서 수학 만점자가 대거 나올 수 있다. 지난 수능보다는 쉽겠지만 9월 모평보다는 살짝 어렵게 출제된다고 생각하고 준비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김원중 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은 "단정할 수는 없지만 지난 9월 모평 난이도가 수능까지 이어진다고 봐야 할 것"이라며 "국어는 9월 모평보다 더 어렵게 출제되긴 힘들다. 학생들은 자기 점수대에 맞는 전략을 잘 세워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킬러문항이 배제됐어도 수능의 변별력을 유지하는 데는 크게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대다수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수학이 쉬워졌다고 해도 국어와 탐구가 있지 않나"라며 "과거 수학이 지나치게 어렵게 출제된 측면이 있다. 9월 모평 정도로도 변별력은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했다.
EBS 체감 연계도가 높아지면서 국어 지문의 생소함은 줄었으나 전반적인 난이도는 되려 높아졌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남 소장은 "예전에는 국어 지문을 읽어보면 선택지에 정답이 바로 보이는 문항이 많았는데 이제는 달라졌다. 1~5번 선택지에 매력적인 오답이 숨어있는 경우가 많다. 익숙한 지문이 나와도 문제 풀기가 까다로운 이유"라고 설명했다.
■증가하는 N수생…이과강세·의대열풍 여전
올해 수능 응시원서 접수 결과에 따르면 졸업생과 검정고시생 등을 합한 'N수생' 비중은 35.3%에 달한다. 이는 1996학년도 이후 2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응시자 3명 중 1명에 해당하는 N수생은 수능 등급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이 소장은 "수능은 얼마나 많이 문제를 풀어봤느냐가 중요한 시험"이라며 "N수생은 내신 대비에 자유롭고, 수능 경험도 갖고 있기 때문에 유리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전반적으로는 재수생의 강세가 예상되는 게 사실"이라며 "다만 수학이 쉬워지면서 재수생 중 최상위권 학생이 갖고 있던 강점은 상대적으로 줄었다. 다른 과목에서 고득점을 받지 못하면 재수생도 고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번 수능에서도 이과 강세와 의대 열풍은 크게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 실장은 "통합형 수능은 문과와 이과 등급을 함께 먹이기 때문에 자연계 학생이 수학 점수를 따는 데 유리하다"라며 "통상적으로 이과생이 다수 선택하는 미적분이 확률과통계보다 표준점수가 높은 것도 장점"이라고 밝혔다.
임 대표는 "최상위권 학생이 의대에 몰리다 보니 일반 자연계 상위권 대학에 구멍이 생길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라며 "학원 현장에서도 이과생이 많이 증가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올해 수능 대비와 관련해선 외부 변화에 흔들리지 않고 컨디션 유지에 힘써야 한다는 조언이 많았다. 임 대표는 "수능은 변수가 많아서 어느 과목이 쉽고 어려울지 확신할 수 없다"라며 "난이도에 지나치게 신경쓰지 말고 일정한 학습 패턴을 유지하는 게 도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장은 "이제와서 학습 환경을 바꾸는 건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라며 "고전적인 방법이지만 실전과 동일한 환경을 조성해놓고 모의고사 문제를 최대한 많이 풀어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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