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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넷플릭스 등 OTT보다 숏폼 사용 길어
[파이낸셜뉴스] ‘바보상자 TV’와 ‘유튜브 육아’를 넘어 최근 ‘숏폼(짧은 영상) 대중화’가 팝콘 브레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팝콘 브레인이란 스마트폰 등 디지털 환경에 장기간 노출된 뇌가 무감각 또는 무기력해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지난 2011년 당시 데이비드 레비 워싱턴대학교 교수가 처음 제시한 팝콘 브레인이란 용어는 최근 숏폼 중독 현상과 맞물려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한국인 월 평균 46시간 이상 숏폼 본다
5일 모바일 시장조사업체 와이즈앱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인들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보다 숏폼을 더 오래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와이즈앱이 한국인 스마트폰 사용자(안드로이드와 iOS 운영체제)를 표본 조사한 결과, 지난 8월 기준 유튜브(쇼츠), 틱톡, 인스타그램(릴스) 등 숏폼의 1인당 월평균 사용시간은 46시간29분이다. 같은 기간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왓챠, 쿠팡플레이 등 OTT 플랫폼의 1인당 월평균 사용시간은 9시간14분에 머물렀다. 즉 OTT 대비 숏폼의 월평균 사용시간이 약 5배 많은 셈이다.
또 CJ ENM의 디지털 마케팅 기업 메조미디어가 발간한 2023 디지털 라이프스타일 리포트에 따르면 온라인 여가 활동의 대부분은 ‘영상 콘텐츠 시청’으로 나타났다. 이는 메조미디어가 만15~59세 서울, 경기 및 5대 광역시에 거주하는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자체 조사한 온라인 설문 결과다. 특히 응답자의 76%는 ‘유튜브 쇼츠’로 숏폼을 즐기고 있으며, 10대 응답자의 하루 평균 숏폼 채널 이용 시간은 63분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에 네이버 등 국내 플랫폼 사업자도 숏폼을 확대하고 있다. 네이버 앱 하단의 클립탭에서는 패션, 뷰티, 여행은 물론 좋아하는 아티스트 라이브 무대까지 숏폼으로 즐길 수 있다.
숏폼 중독 → 스마트폰 과의존 ‘주의보’
하지만 TV 채널을 1분마다 계속 돌리는 것처럼 자극적인 영상 콘텐츠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숏폼은 ‘스마트폰 과의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스마트폰 과의존이란, 일상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패턴이 다른 행태보다 두드러지는 ‘현저성(salience)’을 비롯해 스마트폰 이용시 자율 조절 능력이 떨어지고 신체적·심리적·사회적으로 부정적 결과를 낳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이 내놓은 ‘2022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스마트폰 이용자(만3~69세) 중 23.6%는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이다. 이중 청소년의 과의존 위험군 비율은 40.1%로 전년대비 3.1%P 상승했다.
앞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가 넷플릭스가 진행한 한 이벤트에서 숏폼이 아이들의 인지 능력 및 문해력 발달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한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오 박사는 “올바른 콘텐츠 시청 지도는 부모가 아이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관심 있게 지켜보고 또 함께 시청하면서 다양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에서부터 시작돼야한다”면서 “전문가가 만든 영상 콘텐츠는 아이들이 이해하기 쉬운 방식으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부모가 일방적으로 콘텐츠 시청을 규제하기 보다는 콘텐츠 주제와 목적에 따라 아이들과 함께 논의해서 영상 시청 시간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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