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지하철·맥주값 줄줄이 인상
생활물가 급등에 장바구니 부담
알바 뛰는 직장인·주부도 늘어
생활물가 급등에 장바구니 부담
알바 뛰는 직장인·주부도 늘어
당장 지난 1일부터 유제품 가격 인상이 결정됐다. 아이스크림과 과자 등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밀크 플레이션'이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는 7일부터는 서울 지하철 요금이 150원 인상된다. 맥주 가격 인상 이야기도 나오는 실정이다.
■ "체감물가 두배 이상 올라"
5일 만난 서울 중구 대형마트에서 만난 30대 김모씨는 "체감상 장바구니 물가는 두배 이상 올랐다"며 "당장에 우유만 봐도 1000원대에 팔았는데 지금은 3000원짜리도 있다. 앞으로 더 오르면 어떻게 할지 고민된다"고 밝혔다.
송파구 거주 취준생 이모씨(26)도 "버스비가 오르고 교통비 부담으로 따릉이(서울시 공유자전거) 정기권을 끊었다"며 "점심도 구내식당이나 도시락 같은 저렴한 집 아니면 선택지가 없다"고 했다.
실제 추석 연휴가 끝나면 그동안 억눌렸던 식품 가격, 교통요금, 주류 등이 줄줄이 인상돼 생활물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지난 1일 우유 업체가 원유(原乳) 가격 인상에 따라 흰 우유를 비롯한 유제품 가격을 3∼13% 올렸다. 현재는 우유 가격만 인상됐지만 장기적으로 우유를 사용하는 빵, 과자, 아이스크림 등 가공식품의 가격인상이 유력하다. 여기에 오는 7일부터 수도권 지하철 기본요금은 150원이 올라 1400원이 된다. 오는 11일부터는 오비맥주가 출고하는 맥주 제품의 가격도 평균 6.9% 인상된다. 국제 유가 상승과 설탕 가격 상승이 확인되면서 '오일 플레이션'·'슈가 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특히 시민들은 유가와 지하철 요금 등 교통비 인상에 부담을 크게 느낀다고 토로했다. 직장인 유모씨(34)는 "용인에서 강남까지 지하철로 출퇴근하는데 신분당선 요금이 점점 부담스러워진다. 하루 만원 가까이 교통비를 내고 있다"며 "남편이 지하철역까지 데려다주고 수원으로 자차를 이용해 출퇴근하는데 기름값도 너무 올라 더 걱정이다"고 강조했다.
■ 여윳돈 마련… '당근'하는 시민들
물가 상승세가 가팔라지자 지출을 줄이거나 추가로 일을 해 돈을 버는 직장인도 늘고 있다.
회사원 양모씨(25)는 "평소 250만~300만원 사이에 나오던 생활비가 올해 들어서 300만원 이상 나오기 시작했다"며 "최근 점심 도시락을 싸서 다니고 최대한 외식은 하지 않는다. 옷이나 신발 등도 필요하지 않으면 구매하지 않는 등 소비를 줄여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직장인 장모씨(28)는 "살림에 보탬이 되기 위해 집에 있던 안 쓰는 물건을 꺼내 당근마켓에 올리는 중"이라며 "배달음식도 줄이고 만약 먹더라도 배달비를 아끼려고 주로 포장해 가져온다"고 전했다. 직장인 이모씨(47)는 "아이들이 있어 소비를 줄이기 어려워 와이프가 최근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며 "경력 단절 기간이 오래돼서 일자리 구하기가 어려워 아르바이트 이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김동규 노유정 주원규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