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세계랭킹 1위 안세영, 단체전 이어 단식까지 2관왕
1994 방수현 이후 첫 우승이자 첫 세계랭킹 1위
파리올림픽 우승하면 그랜드슬램 달성
세계가 인정하는 배드민턴 여제로 우뚝
기량 유지만 해도 파리올림픽 금 유력
1994 방수현 이후 첫 우승이자 첫 세계랭킹 1위
파리올림픽 우승하면 그랜드슬램 달성
세계가 인정하는 배드민턴 여제로 우뚝
기량 유지만 해도 파리올림픽 금 유력
[파이낸셜뉴스] 뚜렷한 기량의 변곡점이 왔다.
천위페이는 이제 안세영의 라이벌이라고 할 수 없다. 단체전에서 꺾인데 이어 개인전에서도 꺾였다. 바야흐로 안세영의 독주체제가 열렸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위대한 배드민턴 여제가 떴다. 배드민턴 안세영(21·삼성생명)이 부상 악재를 딛고 한국 선수로는 29년 만에 아시안게임 여자 단식 정상에 올랐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7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빈장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 3위 천위페이(중국)를 2-1(21-18 17-21 21-8)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선수의 아시안게임 여자 단식 우승은 역대 두 번째이자 1994 히로시마 대회 금메달리스트 방수현 이후 29년 만이다. 아직 남자 단식 금메달이 나온 적 없기 때문에 남녀를 통틀어도 역대 두 번째 위업이다.
안세영은 여자 단체전에 이어 금메달을 2개 거머쥐며 이번 대회 2관왕에 올랐다. 이로써 한국 배드민턴은 여자단체전에 이어 이 대회 2번째 금메달을 수확했다. 은메달은 2개(남자복식·여자복식), 동메달은 3개(남자단체·혼합복식·여자복식)다.
이날 안세영은 1세트 18-16, 천위페이의 공격을 받아내는 과정에서 오른쪽 무릎 근처에 통증을 느껴 의료 처치를 받았다. 온전치 못한 움직임으로 2세트를 내줬으나 3세트 기적처럼 부활했다.
안세영은 지난 7월까지 국제대회에서 우승 7차례, 준우승 3차례, 동메달 1차례를 차지하면서 '한때' 숙적 야마구치 아카네(일본)를 제쳐 세계 랭킹 정상에 등극했다. 한국 선수가 여자 단식 1위에 오른 것 역시 방수현 이후 27년 만의 일이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야마구치, 천위페이, 타이쯔잉(대만)과 '빅4'로 분류됐던 안세영은 8월 세계개인선수권을 기점으로 '절대 1강' 구도를 만들기 시작했다. 안세영의 세계선수권 우승은 남녀를 통틀어 한국 배드민턴 단식 사상 최초로 작성된 전인미답의 기록이다.
안세영이 자체 목표로 내건 '그랜드슬램'(올림픽·아시안게임·아시아선수권·세계선수권 우승)까지도 한 발짝 다가갔다. 역대 한국 선수 중에서는 김동문(혼합복식), 박주봉(남자복식) 정도만이 이룩한 대위업이다. 하지만 파리 올림픽을 약 9개월 앞둔 시점에서 한껏 물오른 안세영에겐 거칠 것이 없다.
올해 들어 안세영의 승률은 92.6%(63승 5패)로 야마구치, 천위페이, 타이쯔잉을 제외한 다른 선수들에게는 단 한 번도 패한 적이 없다. 위 세 명의 선수도 안세영의 맞수라고 부르기 어렵다. 안세영은 올해 야마구치에게 4승 2패, 천위페이에겐 5승 2패로 앞서고 타이쯔잉에겐 6승 1패로 압도했다.
특히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번번이 자신을 이겼던 천위페이에게 통쾌한 복수에 성공했다. 이제 안세영에게 남은 상대는 자기 자신뿐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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