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정몽규·최정우·박철희 등 기업인, 대거 국감 증인 소환…갑질·중대재해 의혹 추궁

뉴시스

입력 2023.10.08 08:01

수정 2023.10.10 11:56

정몽규 HDC 회장·최정우 포스코 회장·이강섭 샤니 대표 등 삼성·SK·현대차·LG 등 4대 그룹 총수는 배제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10회국회(정기회) 제9차 본회의에서 보험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재적 298인, 재석 225인, 찬성 205인, 반대 6인, 기권 14인으로 가결되고 있다. 2023.10.06.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10회국회(정기회) 제9차 본회의에서 보험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재적 298인, 재석 225인, 찬성 205인, 반대 6인, 기권 14인으로 가결되고 있다. 2023.10.06.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지율 하지현 기자 = 올해 국정감사에는 해 시공사 하도급 업체나 가맹점을 상대로 한 본사의 '갑질' 의혹에 휩싸인 기업들이 대거 증인으로 소환된다.

8일 종합 결과 국회 각 상임위원회는 정몽규 HDC 회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 박철희 호반건설 대표이사, 이강섭 샤니 대표이사, 함윤식 우아한형제들 부사장, 김호연 빙그레 회장, 우오현 SM그룹 회장, 문태식 카카오 VX 대표, 김진아 페이스북 코리아 대표, 최수연 네이버 대표 등을 증인으로 의결했다.

국감 증인으로 채택돼도 출장 등의 이유로 참석하지 않는 일이 비일비재한 만큼 이들 명단이 다 출석할 지는 미지수다. 삼성, SK, 현대차, LG 등 4대 그룹 총수는 1차 증인 명단에서 빠졌지만 종합감사날까지 여야가 추가 협의를 통해 소환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다만 국정정감사 본연의 목적인 관리·감독보다 '기업인 망신 주기 행태'가 반복된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 정무위…정몽규 HDC 회장·이선정 CJ올리브영 대표 등

국회 정무위원회는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정몽규 HDC 회장을 채택했다. 시공사 하도급 업체 갑질 의혹과 관련 증언을 요구하기 위해서다.

세계 최장 현수교인 튀르키예(옛 터키) 차나칼레 대교 공사 지연에 따른 공사비용 미지급 의혹과 관련해선 박경일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 마창민 DL이앤씨 대표이사, 유동호 관수이앤씨 대표이사가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가맹점주에 대한 갑질 등 가맹점 불공정행위 문제 개선과 관련해선 피터곽 아디다스 코리아 대표이사, 구본학 쿠쿠전자 대표이사, 문영주 투썸플레이스 대표이사, 이동형 주식회사 비케이알 대표이사, 이기영 기영F&B 대표이사 등 증인과 참고인들이 출석할 예정이다.

김덕환 현대카드 대표이사와 마크리 애플코리아 대표는 지난 3월 애플페이 도입에 따른 소비자 비용 부담 및 이용 불편 문제 질의를 위해 증인 명단에 포함됐다.

최정민 천재교육그룹 회장은 대리점·중소서점 등을 상대로 한 '도서 밀어내기' '미판매 책값 부담' 등에 나서줄 것을 요구한 혐의와 관련 증인으로 출석한다. 홍범준 좋은책신사고 대표이사도 가맹지사를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한 의혹과 관련한 질의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선정 CJ올리브영 대표이사는 기술 흡수를 위한 중소벤처기업 합병 의혹 및 거래상 지위 남용 의혹에 대한 입장을 청취하기 위해 증인 명단에 올랐다. 이종현 케이지할리스에프앤비 대표이사는 모바일상품권 청산 관련, 김준기 DB그룹 전 회장은 DB하이텍 지주회사 규제 회피 관련 증언 청취를 위해 증인 명단에 올랐다.

다만 최근 횡령 등 금융사고 내부통제 문제와 관련해 관심사였던 주요 금융그룹 회장과 은행장들은 최종 증인 명단에서 빠졌다. 당초 대규모 횡령 사건이 발생한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김태오 DGB 금융지주 회장 등은 이번 국정감사에 출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라임·옵티머스 사태와 관련한 국회의원 환매 특혜 의혹과 관련해서도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 등이 증인으로 논의됐으나 결국 채택되지 않았다. 앞서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복현 금융감독위원장이 특혜성 환매 여부를 두고 충돌한 바 있다.

이밖에 지난 4월 말 터진 '라덕연 주가조작 사태'와 관련해 거론된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과 황현순 키움증권 사장도 최종 증인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 환노위, 샤니 대표…교육위, 포스코 회장…산자위, 우아한형제 등
[성남=뉴시스] 조수정 기자 = 샤니 이강섭 대표이사가 16일 경기 성남시 샤니 생산공장 시찰에 나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위원장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가 개최한 샤니 50대 직원 대형 반죽기 끼임 사고 사망 사건 보고 간담회에 출석해 위원들의 항의에 답하고 있다. 2023.08.16. chocrystal@newsis.com
[성남=뉴시스] 조수정 기자 = 샤니 이강섭 대표이사가 16일 경기 성남시 샤니 생산공장 시찰에 나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위원장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가 개최한 샤니 50대 직원 대형 반죽기 끼임 사고 사망 사건 보고 간담회에 출석해 위원들의 항의에 답하고 있다. 2023.08.16. chocrystal@newsis.com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연이은 중대재해 책임을 물어 이강섭 샤니 대표이사를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했다.

올 여름 폭염 속 온열질환 노동자 사망사고가 발생한 코스트코 조민수 대표이사도 소환된다. 조 대표는 사업장에서 발생한 중대재해와 이와 관련한 후속 대책과 관련해 야당의 집중 질의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도 김철희 세아베스틸 대표와 마창민 DL E&C 대표이사가 중대재해 관련 질의를 받기 위해 국감장 증인으로 불려 나오며, 롯데건설과 KCC 측도 여당 측 증인으로 소환될 예정이다.

윤재훈 알파바이오 회장과 박영진 더케이텍대표는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증언을 위해 증인으로 출석한다.

국회 교육위원회는 최정우 포스코 회장을 증인으로 소환했다. 최 회장은 올해 태풍 '카눈'이 한반도에 상륙할 당시 국립대 및 사립대 교수인 사외이사들과 해외 골프 관광을 떠나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회장이 국회 증인으로 채택된 건 올해로 2년 연속이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플랫폼 기업의 과도한 수수료 비율 문제로 '배달의 민족' 운영사인 우아한 형제들 함윤식 부사장과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을 운영하는 김진아 메타코리아 대표, 김주관 네이버 비즈니스 CIC 대표, 문태식 카카오 VX 대표, 박현호 크몽 대표 등이 증인 명단에 포함됐다.

함윤식 우아한형제들 부사장은 과도한 수수료율 등에 따른 소상공인 피해와 관련한 질의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 독과점에 따른 소상공인 데이터 주권 침해와 스타트업 사업 방해 현황도 점검받을 예정이다.

호반건설의 공공택지 '벌떼입찰' 의혹과 관련 박철희 호반건설 대표이사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서재희 방림 대표는 국가산단 부지 매입 후 30년 넘게 최소 규모의 창고만 사용해, 산단 발전을 저해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증인으로 소환됐다.

김진아 메타코리아 대표는 위조 상품 관련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김주관 네이버 비즈니스 CIC 대표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대량 유통 가품에 대한 특허청 관리·감독 현황 점검을 위해 증인으로 채택됐다. 문태식 카카오 VX 대표도 기술 탈취 및 아이디어 도용 의혹 관련 질의를 위해 증인 명단에 올랐다.

최근 온라인 쇼핑몰에서 '리뷰 조작' 문제가 불거진 가운데, 정부가 이를 소상공인에게 피해를 주는 '갑질 행위'로 규정함에 따라 마켓 플랫폼을 운영하는 박현호 크몽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해 관련 질의를 받을 전망이다.

유통기업 중에서는 김호연 빙그레 회장이 협력사와 중·소상공인 간 상생 및 인근 지방자치단체와의 소통 현황을 점검하기 위해 증인 명단에 포함됐다.

중·소상공인 피해 문제와 관련해서는 조윤희 SMJ컴퍼니 대표, 요코타 다케시 효성중공업 CEO 등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산자위는 갑질 행위와 부정경쟁 문제 등을 질의하고 대·중소기업 상생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야당에서는 원전 생태계 복원 및 온실가스 배출 문제와 관련해 삼성물산 대표와 포스코 부회장 등을 증인으로 신청했지만 채택되지 않았다.

◆ 복지위, 왕가탕후루 대표·필로폰 투약 아이돌 소환
왕가탕후루. (사진=달콤왕가탕후루 공식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왕가탕후루. (사진=달콤왕가탕후루 공식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올 국정감사에도 여야 의원들은 어김없이 이색 증인들의 출석을 요구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탕후루 전문 프랜차이즈 왕가탕후루를 운영하는 김소향 달콤나라앨리스 대표를 증인으로 부른다. 복지위 소속 의원들은 김 대표를 상대로 청소년들의 당 과다 섭취 문제를 묻겠다는 계획이다. 탕후루 시럽이 당뇨와 비만 등의 질병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는 문제 의식에서 소환했다고 한다.

복지위는 필로폰 투약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아이돌 스타도 참고인으로 신청했다. 과거 필로폰 투약 혐의로 기소된 아이돌 그룹 위너 출신인 남태현씨를 불러 마약 재활 관련 정부 지원을 점검하겠단 계획이다.

개인의료정보 유출 관련해서 최수연 네이버 대표, 직장어린이집설치 의무 미이행 관련해선 조민수 코스트코코리아 대표 등도 증인으로 채택했다.

정치권에선 여론의 관심을 끌기 위해 일단 소환부터 하는 증인 채택 관행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
정작 출석한 증인과 참고인들에 대한 제대로 된 질의가 이뤄지지 않거나 망신주기식 기업인 소환은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이 매 국감때마다 반복되고 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달 26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글로벌 경기침체로 기업 환경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경제 성장의 엔진이자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에 국회가 불필요한 부담을 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들에 대한 국정감사 증인 신청이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이뤄지도록 뜻을 모아주기 바란다"며 "앞으로 있을 국정감사에서 여야를 불문하고 부당하게 과도한 증인 신청을 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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