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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내년도 중소벤처기업부의 연구개발(R&D) 예산이 올해보다 4493억원 줄어든 가운데 연구비 부정사용 적발 등에 대한 미환수액이 407억6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전 부처 중 1위에 달하는 규모다.
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올해 8월까지 연구비 환수 통지를 받은 연구과제는 878건, 총 832억2900만원가량이다. 이 중 절반(49%)에 달하는 407억원이 아직 환수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환수 결정 사유는 연구결과 불량이 1위(486건), 연구비 부정사용이 2위(190건), 협약위배가 3위(111건)로 확인됐다. 연구부정행위(75건), 연구수행 포기(16건)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정 의원은 중기부가 2008년 과제가 종료된 사업에 대해 14년이 지난 지난해에 환수처분을 내리는 등 비효율적인 R&D 환수 시스템을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뒤늦은 환수 통보에 대상 기업은 부도나 휴폐업, 경영악화 등의 사유로 환수금 수납 소요기간이 장기화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 의원은 수백억원대의 환수 가능액과 관련해 적극적 환수처분이나 시스템 개선에는 손을 놓은 채 올해 R&D 예산은 대폭 삭감했다고도 지적했다. 실제 내년도 중기부 R&D 예산은 2023년 대비 4493억원 줄어든 1조3208억원이다. 중기부는 삭감 사유에 대해 "범정부 R&D 개편 추진에 부응해 중기부 R&D의 지출효율성 확보와 지원 실효성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벤처·스타트업계는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인건비 축소와 더불어 기존 연구를 지속하기 위한 필수장비 구입 등 안전 문제에도 위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정 의원이 제출받은 사업별 예산 축소 현황에 따르면 연구장비 활용 바우처 지원사업(R&D) 등 4개 사업은 예산 전액이 삭감됐고, 스마트서비스 ICT솔루션개발사업(R&D)은 95%, 창업성장기술개발사업(R&D)은 94.2% 등 실제 중소·벤처기업과 스타트업 성장에 직결되는 R&D 지원이 대폭 줄었다.
정 의원은 "윤 대통령이 말하는 나눠먹기식, 갈라먹기식 연구개발 시스템은 구조적 개선이 필요한 일이지 예산과 지원대상을 줄인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며 "부정사용 환수액은 절반가량 산적한데 중소·벤처·스타트업 분야 R&D 성장을 막겠다는 것이 정부의 역할인지 심히 우려된다"고 말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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