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올 들어 미국 대기업 파산 급증...하반기 파산 더 나온다 왜?

홍창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0.09 10:00

수정 2023.10.09 13:39

대출 금리 상승 등으로 한계 기업 증가
연준 연내 추가금리 인상으로 더 많은 기업 파산 전망
금융 시장 경색과 합쳐져 미국 경제 경착륙 가능성 높여

올해 기업 파산을 신청한 미국 가정용품 기업 배드배스앤비욘드(BBBY). 로이터연합뉴스
올해 기업 파산을 신청한 미국 가정용품 기업 배드배스앤비욘드(BBBY).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대기업 파산 현황
연도 파산신청 대기업
2005~2022년 상반기 평균 11개
2023년 상반기 16개
(자료:WSJ)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올 들어 자산 10억달러(약 1조3490억원) 이상의 미국 대기업 파산이 급증하고 있다. 예년에 비해 더 많은 대기업 파산은 주식 시장 약세와 신용카드 연체율 상승 등의 악재와 함께 미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 추가 금리인상 단행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파산 신청 기업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상반기 16개 파산, 평균 대비 5개 급증

8일(현지시간) 미국 컨설팅 회사 코너스톤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대기업 파산보호 신청건수는 16건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상반기기준 평균 대기업의 파산보호 신청건수 11건에 비해 5건이나 많은 수준이다.

실례로 올해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를 시작으로 베드배스앤비욘드(BBBY), 옐로우 등 미국 대기업들이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이들 기업들은 인플레이션과 연준의 금리 인상, 정부 지원 감소, 공급망 중단 등의 복합적인 이유로 파산신청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대기업들의 파산 증가가 우려되는 점은 미국 경제가 침체와 경착륙으로 가는 과정일 수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 파산은 수만 명의 실직을 초래하는 것은 물론, 금융 시장도 경색시킨다. 실제 트럭 운송업체 옐로우의 파산은 미국 해운 및 부동산 시장은 물론, 금융시장까지 악영향을 준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대기업들의 파산은 지난 2008년 리먼 브라더스 파산 후 발생한 금융위기처럼 미국에서 강력한 경기 침체가 진행 중이라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고금리에 취약한 기업 파산 더 나올 수 있어

전문가들은 올해 큰 폭으로 늘어난 미 대기업의 파산보호 신청이 소비를 위축시키고 금융기관의 대출 축소를 유도해 미국 경제의 경착륙을 불러 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스티븐 브라운 북미 담당 부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기업 파산 증가는 걱정스러운 신호"라면서 "파산한 기업은 비용을 절감해야 하고 이는 근로자를 해고하게 만든다"고 진단했다.

일부에서는 대출 금리가 낮을 때 대출을 많이 받은 기업들이 경제가 둔화되고 대출 금리가 높아지면서 취약한 상황에 놓여졌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재 추세를 보면 연말까지 더 많은 대기업들이 파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항공기 리스 회사인 보이저 에비에이션 홀딩스는 올 여름 파산 신청을 했는데 대출 금리 급등이 파산 이유중 하나라고 밝힌 바 있다.

전미파산연구소(ABI)의 에이미 쿼켄보스 전무 이사는 "일부 기업들은 지난 몇 년 동안 초저금리로 연명하며 생존해 왔다"라면서 "이런 기업 중 상당수는 대출 만기가 도래하고 있지만 대출연장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S&P글로벌레이팅스 닉 크래머 분석가도 "특히 변동금리 대출을 받은 기업들이 대출 금리 상승에 따른 금융비용이 증가함에 따라 채무 불이행에 노출되어 있다"라고 진단했다.

미국 대기업 파산 증가 등의 최근 미국 경제 상황이 반드시 미국 경제의 경착륙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반박도 나온다.


글로벌데이터 TS롬바드의 수석 미국 경제학자 스티븐 블리츠는 "최근 기업들의 파산 증가가 경기침체와 경착륙을 만드시 의미하지 않는다"라면서 "미국 경기 침체가 지난 2007년부터 2009년에 나타났던 경기 침체보다는 훨씬 덜 심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올해 파산을 신청한 미국 트럭 운송업체 '옐로우'. 로이터연합뉴스
올해 파산을 신청한 미국 트럭 운송업체 '옐로우'. 로이터연합뉴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