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세수 펑크에 한은서 113조 넘게 빌린 정부, 코로나 대응 때보다 '마통' 더 썼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0.09 14:46

수정 2023.10.09 20:30

올해 9월말까지 113.6조원 빌려 2010년 이후 최대
역대급 세수 펑크에 한은 마통 이자액만 1500억원
재정적자에 마통 계속 활용시 이자비용 부담+물가관리 차질
자료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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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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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5일 기획재정부의 재정운용계획과 세수 전망 등을 바탕으로 추산해보면, 올해 말 관리재정수지는 80조원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망대로라면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정부가 예상한 올해 명목 GDP(2천235조원)의 3.7%가 된다. 그래픽=연합뉴스
9월 25일 기획재정부의 재정운용계획과 세수 전망 등을 바탕으로 추산해보면, 올해 말 관리재정수지는 80조원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망대로라면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정부가 예상한 올해 명목 GDP(2천235조원)의 3.7%가 된다. 그래픽=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역대급 세수 부족에 정부가 한국은행에서 올해 9월말까지 113조원 이상을 빌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에 지급한 이자만 약 1500억원으로 세수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비용마저 만만찮다는 지적이다.

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말까지 정부가 한은에서 일시 대출받은 금액은 113조600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34조2000억원)의 3배를 넘어서는 것으로 관련 통계가 전산화된 2010년 이후 13년래 최고치다. 특히 코로나19 대응으로 정부 지출이 많았던 2020년(102조9130억원)에 비해서도 대출금 규모가 컸다.


대출금액이 커진 만큼 이자도 늘었다. 올해 이자액은 △1·4분기 642억원 △2·4분기 499억원 △3·4분기 356억원 등 총 1497억원이다.

정부는 세입과 세출 간 시차에 따라 발생하는 일시적 자금 부족을 메우기 위해 한국은행의 일시대출 제도를 활용한다. 정부가 한은에 일시로 돈을 비리는 일종의 '한은 마이너스통장(마통)'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정한 대출금 한도와 취급기한 내에서 정부의 일시차입 요청이 있는 경우 금통위가 정한 한도와 조건 등을 확인한 후 신용대출로 취급한다. 이자율은 직전분기 말월 중 한은 통화안정증권의 91일물 일평균 유통수익률에 0.1%p를 더한 것으로 적용한다.

현재는 정부가 113조6000억원을 모두 상환했지만 마통 이용금액이 커졌다는 점에서 세수 수급불균형이 심해졌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기획재정부의 재정운용계획 및 세수 전망 등을 전제로 했을 때 올해 말 관리재정수지가 80조원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관리재정수지는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에 4대 보장성 기금 수지를 차감한 것으로 나라살림을 보여준다.
정부는 올해 국세수입을 400조5000억원을 예상했다가 최근에는 이보다 약 59조원 적은 341조4000억원으로 전망을 낮춰 잡았다.

정부의 일시적 자금 부족으로 대출에 따른 이자비용도 생기는 데다, 계속해서 돈을 빌릴 경우 유동성을 늘려 물가 관리에 차질이 발생할 수도 있다.
때문에 금통위는 지난 1월 회의에서 올해 대(對)정부 일시대출금 한도 등을 설정하고 '정부는 한은으로부터의 차입에 앞서 재정증권의 발행을 통해 조달하도록 적극 노력해야 한다', '일시차입이 기조적인 부족자금 조달수단으로 활용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는 부대조건을 명시한 바 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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