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뛰어든 자녀에 증여특례… 5억까지 비과세"
Q. 40대 A씨는 조만간 사업을 하려고 준비 중이다. 간단한 설비가 필요해 구입하려고 알아보고 있는데 이에 들어가는 돈을 포함해 전체 비용이 처음 예상했을 때보다 대폭 높게 책정된다. 최근 몇년 간 인플레이션 등으로 인해 전반적으로 물가가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지금 가진 돈으로는 턱도 없다. 다만 대출은 기대하지 않고 있다. 결국 당장 기댈 곳은 아버지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단 빌려주시겠다고는 하는데 A씨는 그 과정에서 세금을 대거 내야 하는 것 아닌지 불안감이 들었다. 한 푼이라도 절실한 상황이라 사업 자금 마련 전 세금이라도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이 있진 않을지 궁금해 세무 상담을 신청했다.
A. PKF서현회계법인에 따르면 사업자금 등이 필요한 경우 '창업자금에 대한 증여특례'를 이용하면 낮은 세율을 적용받아 증여를 받을 수 있다.
해당 제도는 18세 이상 거주자(수증자)가 60세 이상 부모(증여자)로부터 최대 50억원 한도로 특례증여세율 10%로 부담하고 증여받을 수 있는 게 골자다. 10명 이상 고용 시 100억원까지 한도가 늘어난다.
중소기업 창업을 계획하고 있는 예비 사업주들에겐 큰 혜택이다. 증여자 입장에서도 해당 자금을 2회 이상으로 나눠 줘도 동일하게 이 기준을 적용받을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물론 총합은 한도 내로 설정돼야 한다.
특히 5억원까진 비과세 구간인 만큼 이 금액 아래로는 증여세 부담이 발생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창업 전 5억원 안쪽으로 증여를 실시한 후 사업을 어느 정도 진행한 후에 나머지 분을 증여하게 되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5억원을 우선 증여받은 다음 가령 3년 후 사업 규모를 직원 10명 이상으로 키운 후 95억원을 추가로 증여받는 방법이 가능하다. 전자에 대해선 세금이 아예 발생하지 않고, 후자에 10%를 적용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서현회계법인 관계자는 "실무적으로 창업 후보다 그 전에 증여를 받는 게 합리적"이라며 "사업 수행 중에 자금이 부족해 이를 충당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 제도를 활용하는 사례를 막고, 법령 명칭과 같이 창업에 국한해 이를 지원하겠다는 게 입법자의 의도"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합병, 분할, 현물출자 또는 사업 양수 등을 통해 기존 사업을 승계하는 등 창업과 관련이 없는 경우에는 이 제도 혜택을 누리지 못하도록 정해 놓았다. 폐업한 경우 다시 개시해 그 전과 같은 종류의 사업을 이어간다거나 종전 사업체에 다른 업종을 추가하는 방식에도 역시 창업자금 증려특례는 이용할 수 없다.
증여대상 자산은 통상 금전이며 양도소득세 과세대상 자산인 토지, 건물, 주식, 부동산을 취득할 수 있는 권리 등은 제외된다.
또 자금을 증여받은 수증자는 이를 사업 관련 자금으로만 써야 한다. 개인적 물품 구매나 여행비, 교육비 등으로 전용하면 안 된다는 뜻이다. 법령에서 사업용 자산의 취득자금 및 사업자 임차보증금, 임차료 지급액 등에 한해 사용하도록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고 이를 준용해야 한다. 기한은 4년으로, 기간 안에 모두 소진해야 가산세 등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수증자는 이 같은 사항들을 유념하고, 증여를 받은 후 증여세 신고 시점까지 관할세무서에 창업자금 특례신청서, 사용내역서 등을 제출해야 한다.
증여받은 뒤 사후관리도 중요하다. 자칫 잘못했다간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해당 자금을 4년 이내 창업 목적으로만 써야 된다는 원칙 이외, 10년 이내 해당 사업체 문을 닫으면 안 된다는 규칙도 지켜야 한다.
다만 후자는 사업주 의지와 관계없이 진행될 수 있는 만큼 가혹한 기준이라는 논란이 있어 예외사항을 일부 뒀다. △부채가 자산을 초과해 폐업하는 경우 △영업상 필요 또는 사업 전환을 위해 1회에 한해 2년 이내 기간 동안 휴업·폐업하는 경우는 사후관리 제재 대상에서 제외한다.
서현회계법인 관계자는 "자금 증여 후 사후관리 준수가 만만치 않아 선뜻 제도를 활용하려는 이가 많지 않을 수 있으나 10%라는 저율로 세부담을 덜고 창업 자금을 마련할 수 있어 유용하다"며 "중소기업 창업 활성화라는 국책 기조 달성을 위해 앞으로도 제도가 확대될 전망인 만큼 적극 활용하길 권한다"고 설명했다.
PKF서현회계법인 회계사와의 상담 내용을 바탕으로 한 [세무 재테크 Q&A] 기사는 매월 둘째 주 연재됩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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