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봉구 재건축 단지들이 안전진단 통과를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7월부터 서울시 조례 개정으로 주민 과반 동의를 받는 경우 구청에서 안전진단 비용을 지원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도봉구에서 잇달아 안전진단 통과가 되면서 다른 단지도 비용 지원에 탄력받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9일 도봉구청에 따르면 도봉구에서 재건축을 추진 중인 15곳중 안전진단을 통과한 단지는 총 6곳이다. △삼환도봉 △방학신동아1단지 △창동상아1차 △쌍문한양1차 △창동주공18단지 △창동주공19단지 등이다. 삼환도봉(2020년 통과)을 제외하곤 모두 올해 안전진단 기준 완화 이후 통과했다. 통과 못한 나머지 9개 단지는 안전진단 초기 단계인 현지조사를 마친 상태다. 삼환도봉은 정비계획안을 수립하는 단계로 도봉구에서 가장 재건축 속도가 빠르다. 도봉구는 재건축 연한 30년을 경과한 단지가 35개, 총 3만여가구에 이른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5번째로 많다. 하지만 그간 상대적으로 정비사업의 사각지대로 꼽혔다. 재건축이 진행돼 준공된 사례가 없는데다 사업성 확보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단지별로 소득이 높지 않은 고령자가 많아 재건축에 소극적인데다가 북한산 고도지구에 묶인 곳도 있어 개발 기대감이 높지 않았다.
도봉구는 이같은 한계에도 서울시 안전진단 비용지원 제도의 수혜 지역으로 꼽힌다. 초기 비용 마련을 통해 재건축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수 있어서다. 또 잇달아 안전진단이 통과되면서 나머지 단지들이 속도를 내기 때문이다. 도봉구청 관계자는 "도봉구에서 안전진단 통과가 이어지면서 추경을 통해 안전진단 비용지원 예산을 확보해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도봉구 재건축 추진 단지들은 동의서 징구에 나서고 있다. 동시에 제도 초기인 만큼 혼란도 겪고 있다. 도봉구 창동주공1단지 이장백 추진준비위원장은 "비용지원을 위해 주민 동의 50% 이상이 필요한데 이는 재건축 추진위원회 구성 요건과 같다.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시는 50% 동의요건 및 주민대표 교체 등은 제도를 위한 '안전장치'라는 입장이다. 주민대표(차주) 변경 절차를 따로 둔 것 역시 주민대표가 인적보증을 통해 융자금이 나오기 때문에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시 관계자는 "재건축 사업에서 주민 동의율은 사업의 전부다. 주민들의 합의 의사를 일부가 좌우할 순 없어 50% 요건을 뒀다"고 말했다.
시는 지난달 15일부터 SGI서울보증과 함께 재건축 안전진단 비용지원을 위한 융자보험상품을 개시했다. 융자 한도는 재건축 안전진단 비용의 100% 이내에서 자치구청장이 결정할 수 있다. 주민대표가 융자금에 대한 채무상환 부담을 진다. 주민대표는 최소 1인에서 최대 10명 이내로 구성되고 융자한도는 1인당 최대 5000만원 이내다. 현재 융자 가능한 자치구는 강서, 구로, 노원, 도봉, 서초, 성동, 양천, 영등포 8개 자치구다. 내년부터 더 확대될 예정이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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