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장 공백 책임 충돌 전망
李대표 수사 놓고 질의 쏟아질듯
가석방 없는 종신형도 도마 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법조계와 정치권 안팎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법사위 국감 대상으로 법무부, 대검찰청, 대법원 등의 기관이 속해있는 만큼 대법원장 공백 사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한 검찰 수사 등을 둘러싸고 피감기관에 대한 여·야간 공방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李대표 수사 놓고 질의 쏟아질듯
가석방 없는 종신형도 도마 위
■대법원장 공백사태 충돌 전망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사위는 오는 10일 대법원을 시작으로 법무부(11일), 헌법재판소(16일), 서울중앙지검(17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19일), 대검찰청(23일), 서울중앙지법(24일) 등 27일까지 국정감사를 벌인다.
10일 진행되는 대법원 국감부터 치열한 설전이 예상된다.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국회 임명동의안 부결로 낙마하면서 법조계가 사법부 수장 공백이라는 초유의 사태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국회는 지난 6일 본회의를 열고 이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재석 295명 중 찬성 118명, 반대 175명, 기권 2명으로 부결시켰다. 대법원장 임명동의안이 부결된 것은 지난 1988년 정기승 대법원장 후보자 이후 35년 만에 처음이다. 대법원장 자리가 끝내 공석으로 남게 되면서 대법원의 전원합의체 판결, 내년 초 대법관 퇴임에 따른 차기 대법관 제청 등 당장 산적한 과제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국감에서는 대법원장 공백 사태의 책임 소재를 두고 충돌이 벌어질 전망이다.
■국감 최대 쟁점은 '이재명'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검찰수사도 이번 국감의 최대 쟁점 중 하나다. 지난달 법원이 이 대표의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검찰 수사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 대표의 '백현동 개발 비리 의혹'과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등을 묶어 지난달 18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체포동의안이 국회 문턱까지 넘으며 이 대표는 제 1야당 대표로는 헌정사상 처음 구속기로에 놓였다. 그러나 법원이 "구속 사유와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하면서 야권을 중심으로 '표적 수사'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이에 대해 이원석 검찰총장은 "영장 기각 사유를 충분히 보고 범죄 혐의에 대해서 추가로 보강해 범죄에 상응하는 합당한 처벌이 이루어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영장이 기각된데다 이 대표도 검찰에 대한 비판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위례신도시 특혜 의혹 사건 첫 공판에 출석해 "저에 대한 수사는 검사를 수십 명 투입해 수백 번 압수수색을 하는 등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또 할 것이고 제가 살아 있는 한 계속 할 것"이라고 검찰을 비판했다.
■검찰 수사·종신형 등 격돌 예상
법무부 국감 과정에서 한동훈 장관과 야권 의원들의 격돌도 예상된다. 이재명 대표를 포함해 야권 인사들에 대한 검찰 수사의 정당성 여부를 두고 정치권과 한동훈 장관 사이에서 거친 설전이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검찰의 '민주당 돈봉투 의혹' 수사에 대해 "표적 수사"라며 비난한 바 있다. 다만 이미 기소된 윤관석 무소속 의원측은 재판 과정에서 "사실관계 대부분을 인정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법무부가 추진하는 가석방 없는 종신형, 수사준칙 개정 등이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흉기 난동 사건이 이어지자 지난 8월 법무부는 판사가 가석방이 허용되지 않는 무기징역을 선고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형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도 찬반이 뚜렷이 나뉘고, 실효성, 비용 문제 등도 제기되면서 진통을 겪고 있다.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축소된 검찰의 수사 권한을 다시 확대하고 경찰의 수사종결권을 축소하는 내용을 담은 수사준칙 개정안을 두고도 격론이 벌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수사준칙 개정안에 대해 "민생사건 수사가 지금보다 조금이라도 더 빨라지는지, 국민의 억울함을 풀어드릴 기회를 한 번이라도 더 보장해 드릴 수 있는지를 가장 먼저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야권에서는 "국회의 입법권을 침해하는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복구) 시도"라며 거세게 반발하는 상황이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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