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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미국-이란 대리전 위기, 국제유가 요동 만전 기하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0.09 18:46

수정 2023.10.09 18:46

이스라엘-하마스 무력 충돌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관건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단체 하마스는 7일 이스라엘 남부 지역에 로켓 5000여 발을 발사했다.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단체 하마스는 7일 이스라엘 남부 지역에 로켓 5000여 발을 발사했다.
제4차 중동전쟁 이후 50년 만에 제5차 중동전쟁이 터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으로 시작된 무력충돌이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이슬람 시아파 맹주 이란의 대리전으로 확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이 항모전단을 동지중해로 이동 배치하는 등 이스라엘에 대한 전폭적 지원을 약속한 가운데 이란이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을 승인했다는 미국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레바논 남부에 근거지를 둔 무장세력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을 향해 박격포를 쏘기도 했다. 양측 사망자가 하루 만에 1100명을 넘어섰다.
이스라엘은 전쟁 개시를 공식 선언했다.

대통령실은 9일 긴급 안보상황 점검에 들어가는 한편 중동 사태가 우리 경제·안보에 미칠 영향을 다각도로 분석 중이다. 국제유가 급등을 포함해 한국 경제에 미칠 여파, 교민과 성지순례객 등을 포함한 한국인 안전 점검에 집중하고 있다.

하마스의 이번 공습을 이란이 지원한 정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공격계획에 이란 안보당국자들이 도움을 줬고, 하마스의 대규모 공격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이란이 이번 공격을 지시했거나 배후에 있다는 증거를 보지 못했지만, 이란이 오랜 기간 하마스를 지원해왔다"라고만 말했다.

개전 첫날 최대 5000발 이상의 로켓을 퍼부은 하마스의 벌떼 기습공격에 이스라엘이 속수무책으로 당한 것도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 크다. 북한 장사정포는 이보다 많은 시간당 최대 1만6000발의 포탄 및 로켓탄을 수도권을 향해 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북한은 유사시 대규모 특수부대를 동원한 '하이브리드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돼 이번 기습공격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이스라엘이 자랑하는 철통 방공망 '아이언 돔'이 요격에 실패한 것과 아울러 세계 최고의 정보력을 자랑하는 정보기관 모사드와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된 하마스의 공격을 감지하지 못해 정보력 부재 지적을 받은 점도 새겨야 한다.

우리에겐 국제유가의 요동이 가장 큰 걱정거리다. 국제 원유시장이 이번 사태가 시작된 7일(현지시간) 주말 휴장에 들어간 가운데 월요일인 9일 개장 이후 상황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1973년 오일쇼크 같은 사태가 재연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는 것은 다행이다. 전쟁이 다른 중동 국가로 확산하지만 않는다면 실제 영향은 별로 없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장의 관측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한국시간 9일 오전 8시1분 현재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전날보다 4.3% 상승한 배럴당 86.35달러에 거래됐다. 양측의 충돌이 원유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배후에 이란이 있다고 판단한 이스라엘이 보복공격에 나서면 최악의 시나리오가 전개될 수 있다. 이 경우 이란이 전 세계 석유의 20%가 지나다니는 호르무즈해협을 전격 봉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향후 중동전쟁 확산에 따라 원유 가격 부담에 국내 기업·가계 비용이 올라가며 무역적자의 골이 깊어질 가능성에도 미리미리 꼼꼼하게 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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