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인공지능·빅데이터 필수 "HBM 메모리 장비 잡아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0.11 09:04

수정 2023.10.11 09:04

한미반도체, 드래곤 이어 그리핀 본더 출시
SK하이닉스와 1012억 규모 본더 공급계약
에스티아이 리플로우·예스티 가압장비 등
반도체 장비기업 HBM 제품 상용화 봇물
"연평균 36% 성장, SK하이닉스 50% 점유"
곽동신 한미반도체 부회장이 TC 본더 그리핀 장비와 함께 기념 촬영하고 있다. 한미반도체 제공.
곽동신 한미반도체 부회장이 TC 본더 그리핀 장비와 함께 기념 촬영하고 있다. 한미반도체 제공.

[파이낸셜뉴스] 반도체 장비기업들이 차세대 메모리반도체로 주목받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공정용 장비 상용화와 함께 연구·개발(R&D)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HBM이 인공지능(AI)·빅데이터 서버 등에 필수로 들어가면서 관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미반도체는 HBM 전용 장비인 '듀얼 TC 본더 그리핀'을 최근 출시했다. HBM은 D램 메모리반도체를 수직으로 쌓아올려 성능을 강화한 제품이다. 본더는 D램을 쌓는 과정에서 열로 압착해 정밀하게 쌓는 동시에 데이터 통로를 확보하는 기능을 한다.


한미반도체는 이번 장비 출시를 통해 반도체 본더 라인업을 '드래곤'에 이어 '그리핀'으로 확장했다. 특히 한미반도체는 최근 SK하이닉스로부터 두 차례 걸쳐 총 1012억원 규모로 드래곤, 그리핀 본더 장비를 공급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한미반도체 관계자는 "그동안 반도체 본딩 장비 관련 특허를 총 106건(출원 예정 포함) 확보했다"며 "HBM 공정에 필수로 쓰이는 듀얼 TC 본더는 하이퍼 모델인 그리핀, 프리미엄 모델 드래곤을 중심으로 내년 매출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티아이는 글로벌 반도체 업체와 HBM 전용 장비인 '플럭스 리플로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플럭스 리플로우 장비는 반도체 범프·플립칩 리플로우 공정에서 전기적 신호를 전달하기 위한 전도성 돌기를 만드는 역할을 한다.

에스티아이가 이번에 수주한 플럭스 리플로우 장비는 특화된 설계 노하우를 통해 플럭스가 발생시키는 오염 현상을 줄이고 챔버 내부 상태를 최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에스티아이 관계자는 "인공지능·빅데이터 사용이 증가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HBM 수요 역시 늘어나는 추세"라며 "리플로우 장비 양산 공정 진입을 기반으로 플럭스리스 리플로우 등 다양한 장비 라인업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예스티 역시 최근 HBM 전용 웨이퍼 가압장비를 상용화했다. 웨이퍼 가압장비는 HBM 공정 중 하나인 '언더필' 공정에 쓰이는 장비로 반도체 성능을 개선하는 기능을 한다. 언더필은 D램을 쌓아올린 뒤 절연수지로 균일하게 경화하는 공정이다. 이를 통해 D램 사이 불순물을 없애고 충격·습기 등 외부환경으로부터 손상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예스티 관계자는 "고온·고압 제어기술을 기반으로 가압장비 분야에서 여러 건 특허기술을 확보했다"며 "독자적인 기술력과 레퍼런스를 기반으로 웨이퍼 가압장비 추가 납품뿐 아니라 '패키지 가압장비', 'HBM 칠러' 등 HBM 전용 장비 라인업을 강화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반등하면서 내년 이후 반도체 시장이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며 "이에 따라 반도체 장비기업들 사이에서 차세대 메모리로 주목 받는 HBM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준비가 활발하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전 세계 HBM 시장 규모는 지난해 11억달러에서 오는 2027년 51억7700만달러로 연평균 36% 성장할 전망이다.
현재 전 세계 HBM 시장은 SK하이닉스가 50% 이상 점유하고 있다.

butter@fnnews.com 강경래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