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췌장암, 80대 고령환자도 수술 가능..재원기간·합병증·생존율 차이 없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0.10 09:06

수정 2023.10.10 09:06

췌장에 생긴 종양이 담관을 막아 담즙이 정체된 모습. 뉴시스 제공
췌장에 생긴 종양이 담관을 막아 담즙이 정체된 모습. 뉴시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췌장암은 치료와 수술법이 외과 수술 중에서도 까다로운 수술에 해당된다. 수술 후 합병증 발생률이 최대 40%에 이르고, 수술 중 췌장에서 누출(누공)이 생기거나 혈관이 파열될 경우 생명을 앗아갈 정도로 위험해 의료진의 부담도 매우 크다.

삼성서울병원 신상현 교수 연구팀은 췌장암 수술도 나이 한계를 극복해 가는 추세라면서 나이 때문에 췌장암 수술을 포기해선 안 된다고 10일 조언했다.

연구팀이 지난 2009년 1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10년간, 췌장 두부에 생긴 암으로 췌십이지장 절제 수술을 받은 환자 666명을 분석한 결과 수술을 결심한 80대 췌장암 환자가 매우 적었다.

연구팀이 분석한 췌장암 수술 환자 666명 중 80대 이상인 환자는 고작 3.6%(24명)에 그쳤다.
국가 통계에서 80대 환자의 비율(21.3%)을 고려하면 턱없이 낮은 수치다. 전체 췌장암 환자의 20~30% 정도가 수술을 받는다고 알려진 것과 견줘도 수술을 결심한 80대가 적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고령에도 수술을 받고 회복하는 환자들을 볼 때마다 나이가 곧 수술의 절대 기준이 될 수 없다는 판단이 들었다”며 “수술을 포기해야 할 만큼 나이가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연구 기간 내 췌장암 수술을 받은 환자 666명을 80세 미만인 환자(642명)과 80세 이상 환자(24명)로 나누고, 전반적인 건강상태(ASA score)와 심뇌혈관, 심폐질환 등 수술 관련 조건을 토대로 두 집단을 균질하게 통계적으로 보정한 뒤 예후를 비교했다.

그 결과 사람들의 일반적 인식과 달리 나이가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 80대 미만 그룹의 평균 재원 일수는 12.6일로 80대 이상 그룹 13.7일과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합병증 발병률도 나이와 관계없이 비슷했다.

전체 생존율 역시 80대 미만 18개월, 80세 이상 16개월로 큰 차이가 없었고, 무진행 생존도 11개월 대 8개월로 눈에 띄는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80대 이상 환자 6명의 경우 수술 후 24개월 이상 장기 생존한 사례도 있었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신상현 교수는 “췌장암에서도 건강상의 다른 요인 없이 단순히 나이만으로 수술이 어렵다고 말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아직은 극복해야할 과제가 많지만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기대 여명을 늘릴 기회를 제공하고, 이를 환자에게 선택할 권리를 돌려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연구”라고 평가했다.

삼성서울병원 간담췌외과 신상현 교수, 정혜정 임상강사 연구팀. 삼성서울병원 제공
삼성서울병원 간담췌외과 신상현 교수, 정혜정 임상강사 연구팀. 삼성서울병원 제공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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