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국/중남미

확전 징후에 경계심 높인 美 "이스라엘에 지상군 투입 없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0.10 18:08

수정 2023.10.10 18:08

이란 공격 배후 가능성도 일축
【파이낸셜뉴스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전폭적으로 이스라엘 지원에 나설 뜻을 밝힌 미국이 확전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에 지상군을 파병할 계획이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또 이란 연루설에 대해서도 "확인된 것은 없다"고 공식 발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중동 전체로 확전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사실상 밝혔다.

9일(현지시간)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미국 지상군을 이스라엘 땅에 배치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미국은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직후 이스라엘에 무기 및 군사정보 지원과 함께 최신예 핵항공모함인 제럴드포드호를 주축으로 항공모함 전단의 동지중해 배치, 중동 지역에 대한 미군 전투기 전력 증강조치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미국이 지상군 파견 등 물리적 대응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는 관측이 나왔었다.

미국 해군이 제럴드포드 항공모함 전단을 이스라엘 인근 동지중해로 이동 배치한 것과 관련, 미국 고위 국방당국자는 별도 브리핑을 통해 "이스라엘 방위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말뿐이 아니라 행동으로 명확하게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란과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단체인 헤즈볼라 등에 대한 억지력을 보여주는 신호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 배후설에 대해서도 미국은 조심스러운 자세를 보였다.

커비 조정관은 "하마스와 이란의 '스모킹건(smoking gun·확실한 증거)'은 아직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무력충돌이 발생했음에도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계 정상화를 위한 미국의 노력은 계속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계 정상화가 두 나라 국민뿐 아니라 미국인에게도 좋고 지역 모두에게 좋다고 믿는다"고 강조하며 "양국 관계 정상화의 과정을 계속 장려할 의지가 충만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5개국은 9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을 '테러'로 규정하고 일제히 규탄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5개국 정상은 이날 내놓은 공동성명에서 "하마스의 테러행위에는 어떠한 정당성도 적법성도 없고, 보편적으로 규탄받아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며 "테러행위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스라엘인과 팔레스타인인 모두에 대해 공정과 자유라는 평등한 조치를 지지한다"면서 "하마스는 그러한 열망을 대변하지 않으며 팔레스타인 국민들에게 더 큰 공포와 유혈사태만 제공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아랍권을 주도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확대되는 것을 막는 데 노력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AFP통신에 따르면 무함마드 왕세자는 10일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이번 사태를 논의하면서 이 같은 원칙을 설명했다고 사우디 관영매체를 인용, 보도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또 "사우디아라비아가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양호한 삶을 누릴 적법한 권리, 희망과 포부, 정의롭고 지속적인 평화를 성취할 권리를 지지한다"는 기존 입장도 재확인했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