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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한국 경제 나쁘게 보는 IMF, 개혁으로 돌파해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0.10 18:19

수정 2023.10.10 18:19

내년 성장률 전망치 0.2%p 낮춰
중동 충돌 반영 안돼 상황 더 나빠
[가자지구=AP/뉴시스] 지난 8일(현지시각)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들이 발사되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충돌로 국제 유가는 15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가자지구=AP/뉴시스] 지난 8일(현지시각)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들이 발사되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충돌로 국제 유가는 15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제통화기금(IMF)이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4%에서 2.2%로 석달 만에 0.2%p 낮췄다. 올해는 1.4%로 유지했지만 내년의 회복세를 나쁘게 본 것이다.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올해는 5.2%에서 5.0%로, 내년은 4.5%에서 4.2%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상저하고'가 될 것이라는 정부의 올해 예측은 두 달 남짓 남은 현시점에서 볼 때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수출 등에서 약간의 반전이 일어나고 있지만 전체 추세를 볼 때 반등으로 보기는 어렵다. 우리 성장률 전망치를 계속 낮추던 IMF도 일단 1.4%로 유지했지만 내년 전망치는 낮추면서 한국 경제를 좋게 보지 않고 있다.

경제회복세가 뚜렷해지지 않는 가운데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충돌은 엎친 데 덮친 격의 악재가 되고 있다. IMF 전망에 중동전쟁의 변수는 포함되지 않았다. 중동전쟁이 국지전으로서 세계 경제와 우리에게 미칠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이 있지만 안심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만약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충돌이 확대된다면 외생변수에 영향을 많이 받는 우리 경제는 바닥을 뚫고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 오름세를 멈추지 않고 있는 국제유가는 일각에서 예상하는 150달러 선까지 올라가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100달러까지는 견딘다 하더라도 그 정도가 되면 '오일쇼크'가 재현될 수 있다. 미리 대비해야 한다.

중국 경제의 하방 위험에 대한 걱정을 정부도 하고 있지만 IMF의 인식도 같았다. 여전히 중국에 대한 의존율이 높은 한국 경제는 중국 경제의 고전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 당장 수출이 영향을 받을 것이고, 중국 관광객 유입도 줄어들 수 있다.

IMF의 제언은 지금까지 해 왔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섣부른 통화정책 완화를 지양하고 물가상승률 하락세가 명확해질 때까지 긴축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지출 감소, 세입 확충 등을 통해 재정건전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구조개혁은 중장기적으로 계속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또한 우리 정부의 정책 방향과도 어긋나지 않는다. 고금리 기조는 당분간 유지하되 추가적인 금리인상까지도 열어 놓고 있는 게 우리 정부와 통화당국의 입장이다. 다만 재정건전성 확보는 정부의 힘만으로는 달성하기 어렵다. 다수 의석을 가진 야당은 재정 확장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선심성 예산과 돈 풀기를 어떻게 막을지가 관건이라고 하겠다.

구조개혁 또한 저항 없이 추진하기가 쉽지 않다. 어느 정부나 정권 초기에 밀어붙여야 하는데 윤석열 정부의 태도를 보면 개혁을 하는 듯 마는 듯 미적지근하다. 지지율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마냥 밀고 나가기도 부담스러운 듯하다. 그러나 IMF가 제언했듯이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는 어렵더라도 개혁을 멈춰서는 안 된다. 설혹 다음에 정권이 바뀐다손 치더라도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과제를 이어가도록 해야 한다.

이제 하나씩 결론을 내야 한다. 바로 눈앞에 닥친 게 연금개혁이다.
계획대로 이달 말까지 정부와 국회가 결론을 내내 못하면 총선정국에 들어가 흐지부지될 것이다. 이보다 더 난제인 노동개혁과 교육개혁 또한 목표와 진척 상태를 점검하면서 손을 놓지 말아야 한다.
개혁이 없이는 한국 경제의 앞날은 더 어두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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