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이-팔 전쟁發 유가 급등…원자잿값 상승 우려에 中企 '노심초사'

뉴스1

입력 2023.10.11 06:25

수정 2023.10.11 06:25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무력 충돌 발생으로 국제유가가 약 4% 급등한 10일 서울 서초구 서울만남의광장 주유소에 휘발유·경유 가격이 표시돼 있다. 2023.10.10/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무력 충돌 발생으로 국제유가가 약 4% 급등한 10일 서울 서초구 서울만남의광장 주유소에 휘발유·경유 가격이 표시돼 있다. 2023.10.10/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이정후 기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분쟁으로 국제 원유 가격이 급등하자 국내 중소기업 사이에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의 고유가 부담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가뜩이나 부담인 물류비·원자잿값이 또다시 오를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11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두바이유·브렌트유·미국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등 국제 원유는 최근 하락세를 보이다가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이후인 9일 상승 전환했다.

브렌트유와 WTI는 지난달 27일 각각 배럴당 96.55달러, 93.68달러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한 뒤 이달 6일 84.58달러, 82.79달러까지 하락했으나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이후인 9일 4.2%, 4.3%씩 급등했다.

두바이유 역시 지난달 28일 배럴당 96.75달러로 올해 최고치를 경신한 뒤 이달 6일까지 84.83달러까지 하락했으나 9일 2.6%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분쟁 지역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산유국이 아니라 국제 원유 생산에 직접적인 영향은 적을 것으로 전망하지만, 두 국가 간 분쟁이 주변 중동 국가로 확장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에 국제 유가는 불안정한 상황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이스라엘 교역 규모는 37억2500만달러(약 5조원)로 42위 수준이다. 주요 수출 품목은 2021년 기준 자동차가 51%를 차지하고 있어 국내 중소기업의 직접적인 수출 피해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국제유가 급등은 3고 현상(고물가·고금리·고환율)으로 이미 타격을 입고 있는 국내 중소기업에 간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석유를 원료로 하는 합성수지 등 관련 업종의 경우에는 수출 규모가 작더라도 원자잿값 상승의 압박을 고스란히 받을 수 있어서다.

신승원 한국합성수지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합성수지는) 석유를 원료로 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원료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도 갑자기 가격이 폭등해서 많이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2월24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뒤 국제 유가는 약 일주일 만에 30% 내외로 급등하며 배럴당 120달러대 중후반이었다.


최근 달러·원의 고환율 추세가 수출기업의 영업이익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국제 유가가 상승할 경우 오히려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 관계자는 "대부분의 원자재를 수입하는 우리나라 입장에서 국제 유가 상승은 모든 품목의 가격 상승을 압박하고 이는 곧 생산 비용 증가와 이어진다"며 "고환율이 수출에 유리하다고는 하지만 오히려 원부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출 경쟁력이 더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국제유가 상승뿐만 아니라 고금리 기조도 이어지고 있는 만큼 상황이 좋지 않다"며 "실제로 원자재 가격 상승이 이뤄질 경우 중소기업에는 이중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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